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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서 63층까지 단 42초...초고속 승강기 "빠르게 더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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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서 63층까지 단 42초...초고속 승강기 "빠르게 더 빠르게"

입력
2014.09.1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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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 100층 이상 마천루, 엘리베이터도 속도 높이기 경쟁

현대, 부산국제금융센터에 분속 600m 초스피드 승강기 설치

한 승강로에 2대 운행 '더블테크', 짐 든 이용자 배려한 '풋버튼'

IT 접목한 첨단형도 속속 선봬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한 기능성 엘리베이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풋버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물건을 들고 있어 손이 자유롭지 못한 이용자가 바닥에 설치된 버튼을 발로 눌러 탑승할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제공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한 기능성 엘리베이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풋버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물건을 들고 있어 손이 자유롭지 못한 이용자가 바닥에 설치된 버튼을 발로 눌러 탑승할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제공

경기 이천시 현대엘리베이터 본사에 자리잡은 높이 205m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엘리베이터 테스트타워인 현대아산타워에서는 이달 초 분당 600m 수준의 초고속 엘리베이터가 시험운행 중이었다. 분당 600m의 속도는 전세계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중 최고 수준이다.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자 안내직원이 내부 가로기둥에 놓아둔 10원짜리 동전을 가리켰다. 아슬아슬하게 놓여있어 엘리베이터가 조금만 움직이면 금방 떨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고속으로 테스트타워 꼭대기에 도착할 때까지 동전은 그대로 있었다. 이를 통해 고속주행 중에서도 진동이 거의 없음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직원은 “아무리 초고속이라고 해도 흔들림 없이 운행돼야 판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초고속 엘리는 기술력의 집약

요즘 엘리베이터 업계에서 가장 핫한 이슈는 속도다. 중국과 중동, 우리나라 등에 100층 이상의 마천루가 우후죽순처럼 건설되면서, 초고속 엘리베이터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고층빌딩에 설치되는 분속 300m 이상의 엘리베이터를 초고속이라고 부르지만, 분속 600m급 속도의 엘리베이터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 7월 지상 63층에 높이 289m 규모인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국내에서 가장 빠른 분속 600m급 초고속 승강기를 설치했다. 이 엘리베이터는 지상 1층에서 최상층인 63층까지 42초 만에 이동할 수 있어, 세계 최고층 건물인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에 설치된 승강기와 동급 속도를 구현했다.

분당 1,000m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슈퍼 엘리베이터’도 등장했다. 타이완의 상징인 101타워에는 최대 분속 1,010m로 이동 가능한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로 공인된 제품은 현대엘리베이터가 2010년 개발한 분속 1,080m급 엘리베이터인 ‘디엘(the EL) 1080’이다. 일반 모터 3개를 결합한 대형모터를 사용해 강한 견인력을 갖도록 했고, 특정 모터가 고장 나도 다른 모터로 구동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1분에 190층을 이동할 수 있을 만큼 너무 빨라서 이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고층 건물은 아직 없다. 이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려면 가속 및 감속거리를 감안해도 건물 높이가 100층을 훌쩍 넘어야 상업적으로 의미가 있다.

초고층 빌딩이 늘어나면서 초고속 엘리베이터 개발을 위한 업계의 기술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랜드마크 빌딩에 자사 엘리베이터가 운행될 경우 그 홍보효과는 단순히 금전적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미국의 오티스와 독일의 티센크루프, 일본업체들과 대등하게 속도 경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속도만 빠르다고 능사는 아니다. 초고속으로 움직이면 공기저항도 그 만큼 커지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것도 어려운 과제다. 엘리베이터 외관을 유선형으로 제작해 저항을 줄이는 것은 기본이고,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능동형 횡진동 제어장치’ 시스템을 적용한다. 고속주행 시에는 필연적으로 상하진동이 발생하는데 좌우진동을 적절히 넣어 진동을 상쇄하는 장치다.

또 고속으로 움직일 때 귀가 멍멍해지는 현상이 줄어들도록 급격한 기압변화에도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일부 업체는 승객이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후 문이 슬라이딩 방식으로 닫히면서 안으로 5㎜ 정도 밀려 들어오게 설계해 소음과 진동을 차단하고 있다. 고속주행을 하면서도 기압변화를 5% 이내로 줄일 수 있는 정밀제어장치를 개발하는 것도 핵심기술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엘리베이터의 속도가 높아질수록 강한 견인력과 편안한 승차감을 유지하기 위해 동원되는 기술도 점점 고도화하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기술력을 인정받게 된다”고 밝혔다. 또 일반 아파트보다는 고층빌딩에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이 부가가치도 급격하게 높아진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IT 접목한 다양한 디자인

속도 경쟁과 더불어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디자인 경쟁도 불이 붙었다. 이에 따라 소비자 편익을 고려한 다양한 디자인의 엘리베이터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하나의 승강로에 2대의 엘리베이터를 상하로 연결해 동시에 운행하는 ‘더블데크’ 엘리베이터를 선보였다.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운행효율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물건을 들고 있어 손이 자유롭지 못하는 이용자가 바닥에 설치된 버튼을 발로 눌러 탑승할 수 있는 ‘풋버튼’ 엘리베이터도 등장했다. 버튼을 통한 세균감염을 막기 위해 버튼을 누르지 않고 원형공간을 손으로 통과만 해도 탑승할 수 있는 ‘터치리스’ 기능의 엘리베이터도 나와 위생을 중시하는 병원에서 활용이 예상된다.

이 밖에 건물 꼭대기에 굴뚝처럼 솟아올라 미관을 해쳐온 엘리베이터 기계실을 없앰으로써 공간효율을 극대화한 제품도 개발됐으며, 건물 승강장에서 이용자가 가고자 하는 층을 미리 등록하고, 탑승할 승강기를 곧바로 배정받아 이동하는 행선층예약승강기도 개발돼 고층빌딩에 속속 설치되고 있다.

이천=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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