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통역한 정제천 신부, 제주 강정마을에서 경찰에 강제 철수 당해
지난달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 때 수행 비서 겸 통역을 맡았던 정제천(57) 신부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운동 현장을 방문했다가 경찰에 의해 강제 철수당했다.
11일 예수회 한국관구에 따르면 신임 관구장인 정 신부는 이날부터 예수회 공동체 공식 순방을 시작해 첫 방문지로 제주 강정마을 예수회 ‘디딤돌 공동체’를 찾아 회원들과 함께 해군기지 반대 활동에 참여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 신부는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들려나왔고, 예수회 한국관구는 이 장면을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이달 1일 한국관구장에 취임한 정 신부는 다음날 세월호 참사 유족들의 농성장인 서울 광화문광장을 방문한 바 있다.
예수회는 “관구장은 1년에 한 번씩 모든 회원과 면담하게 돼 있으며 새 관구장은 회원 공동체를 방문하는 게 예수회의 시스템”이라며 “정 신부의 강정마을 방문도 통상 업무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회원형제들의 사도직 활동에 함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인어에 능통한 정 신부는 지난달 14∼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기간 내내 교황 곁을 지키면서 빡빡한 일정 관리와 함께 눈과 귀, 입 역할을 맡아 관심을 모았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을 계기로 1990년 예수회에 입회한 뒤 1996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정 신부는 스페인 코미야스 교황청대에서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유학해 석ㆍ박사 학위를 받았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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