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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물러설 곳 없었을때, 다시 일어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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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물러설 곳 없었을때, 다시 일어났죠

입력
2014.09.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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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암투병에 10년째 가장 역할...기초생활수급자로 안 해 본 일 없어

주경야독으로 요양보호사 된 이후 자활 돕는 공제협동조합 이사장까지

현재 자활 사회적 기업 근무도 병행... "100만원 벌지만 마음만은 부자"

최광예 이사장(왼쪽 세번째)이 직원 역량강화 교육의 일환으로 지난해 8월 서울 동자동 사랑방 조합 현장을 방문, 조합 소식지를 살펴보며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최광예 이사장(왼쪽 세번째)이 직원 역량강화 교육의 일환으로 지난해 8월 서울 동자동 사랑방 조합 현장을 방문, 조합 소식지를 살펴보며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단순히 자활 활동이 아닌 제2의 인생을 설계할 발판으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한 자활사업 참여를 통해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자활공제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인생역전에 성공한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주인공은 경기 남양주시 자활공제협동조합 ‘한울타리’의 최광예(53) 이사장. 최 이사장은 이 지역의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이자 자활기업인 ㈜일과나눔 도우누리 지점의 직원이기도 하다.

최 이사장이 고난에 부닥친 것은 2005년. 남편 김모(57)씨가 갑상선암으로 건강이 크게 악화돼 경제활동을 못하면서 기초생활수급자가 됐다. 최 이사장은 남편의 치료는 물론 두 아들(당시 14세, 12세)의 학업 뒷바라지까지 도맡아야 했다. 호프집 아르바이트를 비롯해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로 산전수전을 겪었다. “눈 앞이 캄캄했습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생각하고 남양주시 자활사업에 참여했습니다.”

2006년 2월 남양주 지역 자활센터에서 간병일을 처음 시작했다. 홀몸 노인들의 집에 파견돼 청소, 목욕 등의 봉사활동부터 시작했다. 산모 도우미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후 2008년 장기요양보호제도가 본격 시행되자 이를 제2의 인생으로 도약할 발판으로 삼았다. 낮에는 자활센터에서 간병사로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주경야독 끝에 2008년 요양보호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지역자활센터 부설 노인돌봄센터에서 아픈 노인들을 돌보는 정식 요양보호사로 일했다.

최 이사장의 자활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09년 창립한 자활기업 일과나눔 도우누리 창립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주변 동료들의 인정을 받아 2010년에는 한울타리 공제협동조합의 초대 이사장으로 선출돼 지금까지 활동 중이다. 한울타리 공제협동조합은 자활사업 참여주민이 직접 출자해 어려움에 닥친 이웃들에게 무담보로 소액 대출을 함으로써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공제 조합이다.

이런 다양하고 활발한 활동이 알려지면서 최 이사장은 자활사업에 참여한지 6년만인 2012년 경기도지사 표창 등 크고 작은 상을 받았다. 걱정했던 두 아들도 잘 자라 직장 생활을 하는 등 자리를 잡았다.

“자활사업에 처음 참여했을 때 월 45만원 받았는데 지금은 100만원 조금 넘게 받습니다. 물질적으로 성공한 건 아니지요. 그래도 기술이나 지식 하나 없던 제가 지난 8년 동안 하나하나 절차를 밟아온 과정을 돌아 보면 스스로 대견하고 뿌듯해 마음 만은 부자입니다.”

한편 경기도는 자활근로사업(518억원ㆍ6,072명), 희망 리본사업(80억원ㆍ2,580명)에 참가할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희망키움통장(75억원ㆍ3,725 가구)을 통해서는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자산형성을 돕고 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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