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6명에 100만~300만원… 경찰청, 이현희 서장 감찰 착수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경북 청도 지역 할머니들에 돈봉투를 돌린 이현희 청도경찰서장에 대해 경찰청이 감찰에 착수했다.
11일 경북경찰청과 ‘청도 345㎸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청도경찰서 정보보안과 직원은 지난 9일 지역주민인 할머니 6명의 집을 직접 찾아가 ‘청도경찰서장 이현희’라고 적힌 돈봉투를 전달했다. 할머니 6명 중 2명은 액수를 확인하지 않은 채 그 자리에서 봉투를 되돌려 줬으며, 나머지 4명 중 2명은 100만원, 2명은 300만원이 들어있는 돈봉투를 각각 건네 받았다. 돈을 받은 할머니들의 경우 자녀가 대신 받거나 청도경찰서 직원이 봉투를 막무가내로 집에 두고 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은 이날 감찰팀 소속 경찰 4명을 청도경찰서에 급파, 이 서장의 돈봉투 전달 여부 및 돈의 출처 파악 등 대대적인 감찰에 착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 서장이 총경 직급이기 때문에 경찰청이 직접 조사하게 됐다”며 “모든 의혹들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현희 서장은 “7월 청도서장으로 부임한 후 약 2년간 진행돼 온 송전탑 건설 반대 집회로 할머니들이 생계가 어렵고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는 직원의 보고를 받았다”며 “한전 대구경북지사장에게 할머니들의 치료비 지급을 제안했고, 1,100만원을 받아 나눠준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달 철탑공사가 끝난 청도 송전탑은 전선 연결 작업이 남아 있으며 마무리까지 앞으로 2개월 가량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청도=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