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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증세폭탄 태세 與는 세월호법 압박 불통정국 더 꼬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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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증세폭탄 태세 與는 세월호법 압박 불통정국 더 꼬이게

입력
2014.09.1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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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예산 챙기기엔 눈독

세월호 특별법 처리 문제로 제기능 을 상실한 국회. 2014.09.10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k.cokr
세월호 특별법 처리 문제로 제기능 을 상실한 국회. 2014.09.10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k.cokr

세월호특별법 논란으로 교착 상태에 빠진 국회에 담뱃값ㆍ주민세 인상 등 휘발성이 강한 폭탄성 이슈들이 잇따라 쏟아져 정국이 더욱 꼬이게 됐다. 정부가 조만간 국회로 넘길 예정인 공무원연금개혁안도 이해 관계자들의 반발 등 격렬한 논쟁이 불가피한 사안이다. 어느 때보다 정치권의 심의ㆍ조율 능력이 요구되지만, 그간 극심한 정치력 부재를 보였던 19대 국회가 이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마저 나온다.

정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담뱃값 2,000원 인상을 포함한 ‘종합 금연대책’을 보고했다. 담배에 부과하던 담배소비세ㆍ지방교육세 인상에 더해 개별소비세를 추가해 담뱃값 인상분 일부를 국세로 이전하는 방안이다. 부족한 세수를 담뱃값 인상으로 메우겠다는 뜻이다. 정부는 12일에는 인두세 성격의 주민세를 인상하고 지방세 감면 혜택 중단 등을 담은 지방세 개편안도 내놓을 예정인데, 두 사안 모두 관련법 개정이 필요해 국회로 공이 넘어오게 됐다.

증세 문제는 그간 복지 예산 확충을 위해 그 필요성 자체는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조세 형평성 문제가 겹쳐 있어 자칫 정치적 공방의 쳇바퀴 속에 갇힐 수 있는 민감한 이슈다. 당장 두 증세안이 모두 소득 역진적인 방안이어서 ‘서민 증세’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담뱃값 인상을 “서민 호주머니 털기”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가뜩이나 세월호특별법 논란으로 극심한 병목 현상을 빚고 있는 국회에 증세 논란까지 겹쳐지게 돼 국회 정상화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집권 여당은 정국 경색을 풀 묘수는 찾지 않은 채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이번 주말까지 여야간 세월호 특별법 합의를 촉구하면서 “이 제안이 거부될 경우 정의화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계류 중인 법안을 직권상정 해 처리해 주길 바란다”며 국회의장을 압박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세월호 유가족이 애국심과 용기를 보여주길 바란다”며 유가족에게 책임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 최고위원은 “(세월호 참사 수습으로) 국가 재정 손실이 1조원 가까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더 이상 이렇게 마비되는 것은 유가족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책임 떠넘기기식’ 정치력 부재로 국회가 132일째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하는 무기력증을 보여주고 있지만, 지역구 예산 확보 경쟁 만큼은 활기찬 모습이다. 지난달부터 지역별 당정협의에 들어간 새누리당은 이날은 부산지역 당정 협의를 갖고 지역구 예산 확보에 공을 들였다. 당정협의에는 부산이 지역구인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도 참석하는 등 부산 지역구 의원 10여명이 총출동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 증세, 연금개혁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이슈들이 국회에 쏟아지는데, 정치 공방만 벌이다 허송세월을 보내지나 않을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송오미 인턴기자(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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