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 감독은 최이경(2년)이 입학하자마자 ‘전업 투수’를 권유했다.
보통 고교야구까지는 타자와 투수를 겸업하지만 이 감독은 투수로 될성부른 떡잎을 알아보고 ‘조기 교육’에 돌입한 것이다. 최이경은 11일 충암고와의 봉황대기 고교야구 8강전에서 8이닝 무실점 역투로 팀을 준결승에 올려 놓았다. 20명의 타자를 상대로 127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3안타와 4사구 3개만 내 주며 무실점으로 완벽 봉쇄했다. 삼진은 9개를 곁들였다. 직구 최고시속은 134㎞. 스피드 자체만 놓고 봐도 고교 2학년으로 괜찮은 수준이지만 최이경의 장기는 구석 구석을 찌르는 자로 잰 듯한 제구력이다. 최이경은 “감독님께서 쉽게 쉽게 승부해서 맞혀 잡는 피칭을 하라고 주문하셨던 게 주효했다”면서 “제구력은 자신 있기 때문에 변화구보다 직구 위주로 던졌다”고 호투의 비결을 밝혔다. 그래도 약 4, 5㎞ 정도 스피드를 더 끌어 올리는 게 그의 목표다.
왼손잡이 최이경의 롤모델은 프로야구 KIA의 왼손 에이스 양현종. 시원시원한 투구 동작도 비슷하다. 최이경은 “고교에 입학할 때부터 방망이는 치지 않고 투수에만 전념했는데 적성에 맞는다”면서 “프로에 입단해 양현종 형 같은 멋진 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4강만 세 번째다. 이번엔 우승컵을 안고 돌아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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