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맞아 남북 천교도계가 처음으로 그 뜻을 기리는 공동 기념행사를 연다. 다음달 서울에서 열리는 120주년 기념행사에는 혁명 당시 동학군 학살에 투입된 일본군 후손도 참석할 예정이다.
남측의 임형진 동학민족통일회 공동의장은 “북한에서 동학혁명이 가장 크게 일어난 황해도 해주에서 공동행사를 하고 2차 봉기일에 즈음해서는 남한에서 공동행사를 하기로 합의했다”며 “남북이 현재 실무 협의를 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2월부터 남측의 천도교 종무원, 동학민족통일회 등과 북측의 천도교 청우당 등 남북 실무진은 두 차례 실무 협의를 통해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공동행사를 열자는 데 합의했다. 다만 남측은 9월 중 해주 지역에서 남북 공동 학술대회, 유적 답사 등을 하자고 제안했으나 북측은 최근 “9월 중엔 어려우니 개천절인 10월 3일에 하는 것이 어떠냐”고 답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남측은 다시 실무회담을 열어 논의하자고 북측에 제안한 상태다. 남측은 10월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대회에 북측의 동학혁명군 후손을 초청했고 북측은 이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임 의장은 “북측도 공동행사의 취지에 공감하고 있어 동학농민혁명 이래 최초로 남북이 한 자리에서 공동 기념행사를 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한 천도교계는 다음 달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 동학농민혁명 당시 농민군 학살에 투입된 일본후비보병 19대대 부대원 후손도 초청했다. 박남수 천도교 교령은 “일본 제국주의의 최대 피해자 중 하나인 동학이 먼저 용서와 화해의 손을 내밀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기여토록 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