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 디자이너 쓴소리
“애플은 이제 혁신 없는 마케팅 주도 회사다.”
애플 초창기 디자이너가 애플 행보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10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 타임 웹사이트에 따르면 독일 출신 하르무트 에슬링어(70) 전 애플 디자이너는 ‘초창기 애플 디자이너: 애플은 이제 마케팅 주도 회사’란 제목의 컬럼을 통해 애플의 최근 디자인 전략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특히 애플의 올해 하반기 전략 제품으로 선보인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애플 워치’ 등의 출시 직후 게재한 것이어서 반향이 적지 않다. 그는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컬럼은 칭찬으로 시작됐다. 그는 “아이폰6나 아이폰6플러스, 애플워치는 매우 꼼꼼하게 디자인됐고 우아한 단순미와 고급재질을 사용하는 애플 디자인 전략을 잘 이어간 제품이다”며 “소프트웨어 이용자 사용환경도 뛰어나다”고 평했다. 이어 “남들이 먼저 발명한 건강 모니터링이나 무선 결제 등도 더 잘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애플 디자인의 혁신 부재에 대해선 악평을 쏟아냈다. 그는 “근본적인 혁신이 없다는 사실은 애플이 마케팅 주도 회사로 변해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며 “이제 애플은 시장의 압력을 따라가는 처지가 됐다”고 꼬집었다. 시장을 주도하는 개척자에서 따라가는 종속자로 전락했다는 얘기였다.
그는 또 “만약 잡스였다면 아마도 애플 워치 재질로 스테인리스 스틸을 선호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애플이 이번에 패선 시장 공략을 위해 18캐럿(18Kㆍ금시계)으로 선보인 ‘애플 워치 에디션’에 대한 평가 절하였다. 혁신을 포기하는 대신 럭셔리 제품 시장에서 이윤만 챙기려는 애플 움직임을 비꼰 것이다.
1970년대 소니와 루이비통 등에서 몸을 담았던 하르무트 에슬링어는 1982년부터 당시 연간 200만달러에 애플과 계약, 디자인 전략을 수립했다. 그는 또 잡스가 1985년 애플에서 쫓겨나 컴퓨터(PC) 업체인 넥스트로 회사를 옮기자, 애플과 계약까지 파기하면서 잡스와 함께 직장도 옮겼을 만큼 잡스와 가까웠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