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와트도 9경기서 7승 대활약
예상을 뛰어 넘는 활약이다. 넥센 헨리 소사(29), SK 트래비스 밴와트(28)가 대체 외국인 투수의 성공 시대를 활짝 열어젖혔다.
소사는 넥센 상승세의 일등 공신이다. 박병호 강정호 등 소문난 타선을 등에 업은 채 이닝 이터(inning eaterㆍ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투수)로서 면모를 과시 중이다. 지난 10일 목동 한화전에서 8.1이닝 6안타 2실점으로 호투한 그는 최근 13경기 파죽의 9연승이다. 이쯤 되면 ‘승리의 부적’으로 불릴 만 하다.
5월 브랜든 나이트 대신 한국 무대를 밟은 소사는 처음엔 실망스러웠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머리 아팠다”고 표현할 만큼 초반 4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10.55의 믿기 힘든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받아들인 뒤 2선발로 우뚝 섰다. 최고 시속 155㎞의 직구, 예리하게 휘는 슬라이더가 위력적이다.
11일 현재 9승2패, 5.11의 평균자책점은 구단의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영입 당시만 해도 넥센 관계자는 “매 경기 5~6이닝만 꾸준히 소화해주면 대만족”이라고 했다. 특히 KIA 시절이던 지난해 팔꿈치가 아파 재계약에 실패했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에 걱정이 컸던 게 사실이다. 들쭉날쭉한 제구를 겨우내 단번에 해결했을 리도 만무했다.
하지만 넥센 유니폼을 입은 소사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하며 불펜의 과부화를 막아주고 있다. 100개가 넘는 공을 던지고도 직구 스피드가 150㎞ 중반대까지 찍힐 만큼 몸 상태도 완벽하다. 소사는 100이닝 이상을 던진 9개 구단 선발 가운데 경기당 투구수가 108.4개로 이 부문 1위다. 김광현(SK) 리오단(LG) 등과 함께 경기당 평균 이닝(6이닝)도 1위다.
밴와트의 활약도 이에 못지 않다. 7월12일 대구 삼성전을 통해 국내 데뷔전을 치른 그는 9경기에서 7승1패, 3.8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이만수 SK 감독은 “양쪽 코스에 집어 넣은 능력이 뛰어나다. 제구가 좋아 빠른 승부가 가능하다”며 “밴와트가 투구수를 절약하면서 상대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내고 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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