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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도 변했어요, 운동하며 인성 키운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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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도 변했어요, 운동하며 인성 키운 아이들

입력
2014.09.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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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시설 열악한 성남 A중학교 2학년 15명 매주 무료 교육 받아

스트레스 지수 '주의'였던 학생들 강습 후에는 '정상' 수준으로 개선

다문화가정-민통선 부근 지역 등 소외계층 중심 프로그램 제공도

고급 스포츠센터인 경기 성남시 코오롱스포렉스 분당점에서 스포츠인성교육을 받고 있는 A중 2학년 학생들이 전문강사로부터 수영을 배우며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코오롱스포렉스 제공
고급 스포츠센터인 경기 성남시 코오롱스포렉스 분당점에서 스포츠인성교육을 받고 있는 A중 2학년 학생들이 전문강사로부터 수영을 배우며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코오롱스포렉스 제공
볼링을 배우는 다른 학생들은 관련 영상을 보고 있다. 코오롱스포렉스 제공
볼링을 배우는 다른 학생들은 관련 영상을 보고 있다. 코오롱스포렉스 제공

지난 4일 오후 경기 성남시에 자리잡은 코오롱스포렉스 분당점. 연회비 1,0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급 스포츠센터에서 삼삼오오 무리를 지은 중학생들이 골프 연습에 열중했다. 이날 난생 처음 골프채를 잡은 학생들은 처음에 어색하게 몸동작을 익히고 채를 휘두르더니 전문강사의 도움을 받아 이내 공을 정확히 맞추기 시작했다. 강사의 조언대로 몸을 시계추처럼 움직이던 한 학생은 “공이 잘 맞는데요. 정말 신기해요”라며 저절로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날 스포츠센터를 찾은 학생들은 성남시 A중학교 2학년생 15명으로 지난 7월부터 3개월 과정으로 목요일마다 무료로 스포츠인성교육을 받고 있다. 이 학교는 운동장과 체육관을 인근 3개 학교가 나눠 사용할 정도로 체육시설이 열악하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학생들도 많아 평소 스포츠를 즐기기에는 제약이 많았다. 이러던 차에 코오롱스포렉스 허밍스쿨(Humming School)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국제규격을 갖춘 시설과 전문강사의 지도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골프와 볼링, 스쿼시, 수영을 전문강사로부터 배우고, 탁구와 배드민턴, 농구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학교와 기업이 동참한 이 프로그램이 ‘스포츠교육’이 아닌 ‘스포츠인성교육’으로 불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늘 주눅 들어 있던 아이, 예의범절 없던 학생, 폭력성향이 짙은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그 전후로 확 바뀌었다고 교사와 강사들은 설명한다. 반항적인 학생들도 운동에 흥미를 느끼면서 태도가 달라졌다. 이 학교 2학년 학년부장 조성민 교사는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스트레스 해소를 통해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 애들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박상현 강사는 “학생들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몸을 움직이면서 스포츠 매너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어른들을 공경하고 길거리에 침을 뱉으면 안 된다는 기본적인 예의범절까지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상대로 평균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한 결과 강습 이전에는 ‘주의’ 단계였지만 강습을 마치면 ‘정상’ 수준으로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 허밍스쿨에 참여 중인 2학년 임모군은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운동을 하기 시작하며 점점 집중력과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코오롱스포렉스가 운영하는 허밍스쿨은 2008년 학교폭력 가해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교육으로 시작돼 이제는 매년 5,000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서울 서초동과 분당, 파주, 이천, 충주 등 전 지점에서 소외계층 학생들을 중심으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민간통제선 부근이라 스포츠시설이 전무한 파주 파평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매주 토요일 학교를 직접 찾아가 재즈댄스 등 그룹운동을 가르친다. 저소득 소외계층을 교육대상으로 삼고 있는 이천에서는 다문화가정에서 성장해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집중력이 떨어졌던 초등학생 형제가 체계적으로 수영을 배우면서 수영선수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갖게 됐다. 코오롱스포렉스 한수동 차장은 “기껏해야 운동이나 배울 것으로 기대했던 교사와 학부모들의 인식이 지금은 운동을 넘어 꿈을 얻는 기회로 여기게 됐다”고 말했다.

성남=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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