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고용률이 높은 나라일수록 출산율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10일 한국노동연구원의 보고서 ‘여성 고용률과 출산율 국제비교’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 중 한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출산율과 고용률이 최하위 수준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2012년 합계출산율 1.3명으로 OECD 27개국 중 포르투갈(1.28명) 다음으로 낮았고, 25~54세 여성 고용률은 61.2%로 세번째로 낮았다. 스페인은 합계출산율 1.32명, 여성고용률 61.3%였으며 이탈리아는 1.42명, 59.1%로 우리나라와 비슷했다.
반면 우리나라보다 출산율이 높은 노르웨이(82.1%) 스웨덴(82.5%) 네덜란드(78.9%) 덴마크(79.1%) 영국(74.3%) 프랑스(76%) 미국(69.2%) 등 선진국의 여성 고용률은 우리나라보다 약 10∼20%포인트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여성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를 갖출 때 출산율과 고용률이 동시에 올라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에서 비교적 가부장제 전통이 강한 스웨덴의 경우 1974년 세계 최초로 ‘부모휴직법’을 제정해 남성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했고, 1995년에는 아버지 육아휴직 할당제를 도입하는 등 육아정책을 강화하면서 0~6세 영유아 자녀를 둔 여성의 고용률이 70년대 50%에서 2000년 79.7%로 높아졌다. 스웨덴의 합계출산율은 1.53명(2012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성미 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영유아 자녀 양육지원, 육아휴직, 유연한 근무시간제 등 일?가정 양립 제도를 갖추고, 제도 사용이 가능한 기업문화와 육아·가사가 여성에게만 집중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 나라에서 고용률과 출산율이 함께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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