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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회복 기미 보이는 韓日관계, 함께 성의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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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회복 기미 보이는 韓日관계, 함께 성의 보여야

입력
2014.09.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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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회복을 위한 양국 간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양국이 이달 중 17개월 만에 차관급 전략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협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4년여 만에 안보정책협의회의 재개할 전망이다. 아직까지 구체적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국교 정상화 50주년인 내년까지 현재의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서는 안 된다는 양국 정부의 분명한 뜻과 양국민의 잠재적 지지를 바탕으로 양국간 협의가 순항 중이라고 한다.

2005년 시작된 한일 전략대화는 그때그때의 현안 협의 차원을 넘어 중장기 관점에서 한반도 주변 및 동북아 정세, 나아가 양국이 공통 관심을 기울일 만한 글로벌 이슈까지 폭넓게 다루자는 협의의 틀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제대로 열리지 못했고, 지난해 12월의 전략대화 개최를 앞두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이유로 다른 고위급 협의와 함께 보류됐다. 현재 양국은 지난 3월 사이키 아키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의 방한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이 방일하는 방향으로 구체적 일정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정책협의회의 재개 전망은 더욱 극적이다. 1997년 외교장관 회담에서 합의된 이래 정기적으로 열리다가 양국 간 독도ㆍ역사 문제 갈등을 이유로 2009년 12월 중단된 상태다. 양국 외교ㆍ안보 당국의 국장급 인사가 참여하는 ‘2+2 형식’의 협의체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문제는 물론이고, 일본의 집단적자위권 행사, 동북아에서의 중국 군사영향력 확대 등 외교ㆍ안보 현안에 대한 협의와 관련 정책 조정을 겨냥한다. 현재처럼 양국 관계가 소원한 상황에서는 특별히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정책협의회 재개 자체가 그 동안 불필요한 오해와 갈들을 겪었던 일본의 집단적자위권 행사 등과 관련한 양국간 공감을 전제했다는 점만으로도 눈길이 간다.

양국 정상의 상호 불신에서 비롯해 각 분야로 번진 한일 관계의 악화가 더 이상 번지고 확대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긍정적 움직임이다. “일본과 협력할 것은 협력한다”는 박근혜 정부의 원칙론이 현실감을 띠기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양국이 모처럼 본격적으로 탐색하는 대화가 알찬 성과를 거두어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현재의 냉각상태가 풀려지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국 모두 인내심과 조심스러움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 다음 주에 열릴 전망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국장급 협의에서 지금까지와는 달리 일본측의 진전된 태도와 제안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아울러 일본측 태도와 제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우리측이 섣불리 실망하거나 화내기 전에 성의를 다해 보다 발전된 타협안을 요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어떤 경우든 모처럼의 기회를 그냥 흘려 보내지 않도록 양국 정부가 각각 필요한 내부 의사조정 등에 적극적인 성의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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