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장한나(사진)씨가 카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QPO)의 음악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러시아 지휘자 드미트리 카타옌코가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고 유력한 소식통이 8일 전했다. 이날 장씨 측은 “매니지먼트와의 끊이지 않는 행정적 불화는 물론 예술적 견해 차이 또한 잦아들지 않아, 음악 감독직 사임을 통고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9일 로마 산타 세실리아 국립 아카데미에서의 데뷔 무대를 남겨 두고 있는 상태에서 이뤄졌다.
장씨는 “예기치 못한 비자 문제와 런던 주재 이탈리아 대사관 측의 조언을 받아들여, 유감스럽게도 9일 이후로 QPO와의 모든 음악 활동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한편 사임 표명과 함께 그는 “고도의 기술은 물론 열성 등을 겸비한 국제적 앙상블의 결정체로서 QPO의 실체는 데뷔 무대에서 여실히 입증된 상태”라며 QPO의 앞날을 기원했다.
카타르의 셰이카 모자 빈트 나세르 왕비가 2007년 창단한 이 교향악단은 유럽 연주자들을 공격적으로 영입하는 등 왕실의 대대적인 후원 아래 세계적 수준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같은 해 지휘자로 공식 데뷔한 장씨는 이후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이끌거나 객원 지휘자로 활동해 왔지만, 프로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를 맡은 것은 QPO가 처음이었다. 그가 이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직을 수락한 것은 지난 2013년 9월.
현재 그는 노르웨이 트론드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객원 지휘자, 한국의 앱솔루트 클래식 페스티벌의 예술 감독도 맡고 있다.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