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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민주화 요구에... 시진핑 탱자론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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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민주화 요구에... 시진핑 탱자론 반격

입력
2014.09.0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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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이 회수 건너면 탱자된다 고사로 중국특색사회주의의 길 의지 밝혀

“귤이 회수(淮水ㆍ중국의 남북을 가르는 강, 화이수이)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또 다시 중국특색사회주의의 길을 걷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인용한 고사다. 갈수록 커지는 정치 민주화 요구와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갈등에 대한 시 주석의 답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5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성립 60주년 대회에서 “중국은 960만㎢의 국토와 56개 민족의 나라”라며 “누굴 본보기로 삼을 수 있고, 누가 함부로 우리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나라 정치 문명의 유익한 성과는 참고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중국 정치 제도의 근본을 방치해선 안 된다”며 “대추를 통째로 삼키듯 남의 것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거나, 한단학보(邯鄲學步)를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단학보란 연(燕)나라 사람들이 조(趙)나라 수도 한단(邯鄲)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배우려다 결국 네 발로 기어 돌아 왔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4자 성어로, 맹목적인 모방으로 더 나쁜 결과에 이르는 것을 가리킨다. 시 주석은 “다른 나라의 정치 제도를 무조건 따르다간 호랑이를 그리려다 결국 개도 못 그리는 꼴이 되고 말 것”이라며 “심지어 국가의 전도와 명운을 망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중국공산당의 영도는 중국특색사회주의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라며 “공산당이 없었다면 신중국도 없고, 신중국의 번영과 부강도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국내의 정치 민주화 요구와 서방의 일당독재 비판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와 관련, 중국 중앙 정부와 홍콩 민주시민단체 등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시 주석의 강경한 태도로 홍콩의 민주화를 둘러싼 중국과 영국의 갈등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처드 오타웨이 영국 하원 외무위원장은 7일 “홍콩에 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조사 강행 의사를 밝혔다. 영국 하원은 2047년까지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에 따라 중국의 사회주의 체제를 홍콩에 시행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1984년 ‘중영 연합성명’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홍콩을 방문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이를 내정간섭으로 간주, 강력 반발하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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