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 칠리치(16위·크로아티아)가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3천825만1천760 달러) 남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칠리치는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의 빌리진 킹 국립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니시코리 게이(11위·일본)를 3-0(6-3 6-3 6-3)으로 물리쳤다.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칠리치는 우승 상금 300만 달러(약 30억7천500만원)를 받게 됐다.
또 크로아티아 선수로는 2001년 윔블던의 고란 이바니세비치 이후 13년 만에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이바니세비치는 지난해 11월부터 칠리치의 코치를 맡고 있다.
2004년 프로로 전향한 칠리치는 이 대회 전까지는 2010년 호주오픈 4강이 자신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었으나 8강에서 토마시 베르디흐(7위·체코), 4강에서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 등 강호들을 연파하며 결승까지 오른 끝에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특히 결승 상대인 니시코리와의 맞대결에서 올해 두 번 모두 패하는 등 2승5패로 열세였으나 이날 완승을 거두며 설욕했다.
칠리치는 2010년 세계 랭킹 9위까지 올랐지만 지난해 6월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여 4개월 출전 정지를 당했던 선수다. 그 바람에 지난해 이 대회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코트로 돌아와 올해 투어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하는 등 건재를 과시했다.
칠리치는 198㎝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서브가 주무기다.
이날 결승전에서 서브 에이스를 17개나 퍼붓는 등 자신의 서브 게임을 단 한 차례만 내줬다.
칠리치는 이날 니시코리를 상대로 매 세트 초반에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비교적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칠리치는 "이바니세비치 코치가 테니스의 재미를 다시 느끼게 해줬다"고 고마워하며 "연습하는 것이 재미있었고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바니세비치도 2001년 윔블던에서 우승할 당시 비 때문에 월요일에 우승했고 나도 똑같이 월요일에 우승을 차지했다"며 즐거워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 오른 니시코리는 밀로시 라오니치(6위·캐나다), 스탄 바브링카(4위·스위스) 등과의 16강, 8강전에서 내리 5세트 접전을 치르고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를 상대로 한 준결승에서도 체력 소모가 심했던 탓에 이날은 4강 이전과는 다른 경기력을 보이고 말았다.
또 칠리치에 비해 키가 20㎝나 작은 체격적인 열세도 극복하기 어려웠다. 니시코리는 "다음 기회에는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아쉬움을 삼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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