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국가대표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린 '황새' 황선홍(46) 포항 스틸러스 감독과 '독수리' 최용수(41) FC서울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꾸려진 국가대표팀에서 본 후배들의 활약에 미소를 지었다.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7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적수로 만난 두 감독은 최근 대표팀에서 부활한 '라이언 킹' 이동국(35·전북)을 특히 칭찬했다.
이동국은 5일 베네수엘라와의 경기에서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 가입하고 2골을 터뜨려 '국가대표 공격수'로 다시 화려하게 빛났다.
황선홍 감독은 이에 대해 "이동국은 왜 자신이 대표팀에 있어야 하는지를 스스로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이동국 만한 공격수는 없다"고 꾸준히 밝혀 온 그는 "국가대표팀은 지금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들어가야 하는 곳"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최용수 감독 역시 "이동국은 경기력을 유지하고자 꾸준한 노력을 해 온 선수"라면서 "이번 경기에서 갑자기 잘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A매치 100경기는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여기까지 오느라 힘들었을 것"이라며 "이동국은 후배들이 본받아야 할 선수"라고 극찬했다.
이어 "진짜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이동국의 축구 인생은 이제 시작"이라면서 응원을 보냈다.
이동국 외에도 K리그를 통해 성장했거나 팀에서 지도하는 선수가 대표팀에서 제 몫을 하는 모습도 두 감독으로서는 뿌듯한 부분이다.
베네수엘라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미드필더 이명주(알 아인)는 2012년 K리그 신인왕에 오르며 혜성같이 등장, 올 시즌에는 아랍에미리트로 떠나기 전까지 정규리그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라는 대기록을 세운 포항의 간판스타 출신이다.
포항이 전반기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대한축구협회(FA)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줄줄이 탈락하고 정규리그 선두에서도 내려온 원인 중 첫 손으로 꼽히는 게 이명주의 이적일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황선홍 감독은 "이명주는 이미 가진 재능, 경기에 임하는 마음 등 모든 면에서 궤도에 올라온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로 거론됐으나 모두 이름을 올리지 못한 터라 그의 A매치 데뷔골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황 감독은 "이명주는 다양하게 쓸 수 있는 카드"라면서 "지속적으로 대표팀에서 중요한 역할 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서울에서는 수비진의 핵심인 차두리, 김주영이 이번 대표팀에 합류했다.
김주영은 베네수엘라전에서 머리에 피가 나는 부상에도 의연한 모습을 보였고, 차두리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유쾌하면서도 든든한 큰 형 역할을 하며 대표팀의 달라진 분위기를 대변했다.
최용수 감독은 "김주영은 팀에서보다 간결한 볼 처리 의지를 보였고, 차두리는 긍정의 힘으로 어린 선수들이 기댈 수 있는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베네수엘라전을 돌아봤다.
그는 "차두리가 좁은 공간에서 하는 섬세한 패스는 우리 팀에 와서 좋아진 것 같다"는 자화자찬(?)과 함께 미소를 숨기지 않았다.
울리 슈틸리케 신임 감독 체제의 대표팀에 대해서는 기대감과 함께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오갔다.
최용수 감독은 "선수들이 근성과 투혼을 유지하고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진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고, 황선홍 감독은 "선수든 팀이든 한 경기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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