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양보, 대권도전 선언, 무소속연대 추진...
추석 때마다 화젯거리 던져.... 올해는 시련의 계절
정치 데뷔 2년 차, 안철수 전 새정치연합 대표가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추석 밥상머리 대화 주제로 '안철수'만큼 뜨거운 인물은 없었다. 그는 공교롭게도 추석을 전후해 화젯거리를 던졌고, 삼삼오오 둘러 앉으면 '안철수 현상'을 이해하느라 바빴다. 하지만 이번 추석은 다르다. 그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로 추락했다. 정계 입문 후 이런 굴욕은 없었다. 안풍(安風)은 이미 잦아든 걸까, 아니면 부활할 수 있을까. 지난 몇 년간 안 전 대표의 추석 행보와 그에 따른 민심 변화를 살펴봤다.
'안철수 바람'이 '돌풍'된 2011년
2011년 추석 밥상 화제의 인물은 단연 안 전 대표였다. 9월 6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유력한 선거주자였던 안철수 당시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박원순 당시 변호사에게 후보 직을 '양보'했다. 추석을 3일 앞두고 벌어진 일이었다. 민심은 꿈틀거렸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던 안 전 대표의 양보는 그간 정치판에서 볼 수 없었던 일이었다. 이를 기점으로'안철수 바람'은 '돌풍'이 됐다. (▶ 기사보기)
2012년 추석 열흘 앞두고 '대권 도전'
이듬해 안 전 대표는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또다시 2012년 추석연휴를 열흘 앞둔 날이었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3자구도로 대선 판세가 요동쳤다. 안 전 대표에게 추석 연휴는 민심을 잡을 기회였다. 민족 대이동으로 민심이 뒤섞이는 만큼, 출마선언으로 집중된 관심을 이어가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추석 민심 잡기에 실패했다. (▶ 기사보기) 기존 정치인과 다른 그의 행보는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지만 실망도 낳았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대권 도전을 접었다.
국회의원 첫걸음은 '새정치 실험'
2013년 추석, 국회의원으로 정치판에 돌아온 안 전 대표는 '새정치 실험'에 한창이었다. 4·24 재보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뜻을 함께할 사람을 본격적으로 모으기 시작했다. 10·30 재보선을 앞두고 '안철수'라는 브랜드와 가치를 담은 '무소속 연대'를 꾸린다는 계획이었다. '안철수호'에 누가 탑승하느냐는 단연 추석연휴 최대의 관심거리였다. 그의 행보가 신당창당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확신으로 변하던 시점이다. (▶ 기사보기)
날개 없는 추락… 정치인생 최대 위기
2014년 추석을 앞두고 안 전 대표의 인기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리얼미터의 8월 넷째 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 결과에서 7.0%에 그쳤다. 안 전 대표가 대선주자 반열에 오른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신당 창당 중간 성적도 참담했다. '새정치' 깃발을 내걸고 통합신당을 꾸렸지만, 구태정치라는 비판만 들었다. 7·30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도 물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전 대표는 여전히 주요 대선주자로 꼽힌다. 한때 '안철수 바람'으로 우리 사회를 뒤흔들던 모습에 대한 잔영(殘影)이 아직 남아있다. 그때의 국민적 열망도 여전히 유효하다. 안 전 대표는 일단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의 '새정치 실험' 2년을 돌아보는 평가서 작성도 검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일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기사보기)
김지현기자 hyun16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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