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생활을 접을 때까지는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최고의 목표”라고 했던 이동국(35ㆍ전북)이 자신의 A매치 100번째 경기에서 역전골과 추가골을 쏘아 올리며 자축했다.
이동국은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FIFA 랭킹29위)와의 평가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두 골을 뽑아냈다. 한국(57위)은 이동국의 멀티골에 힘입어 첫 맞대결을 펼친 베네수엘라에 3-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임시 사령탑’ 신치용 코치는 4-1-2-3 전술을 꺼내 들며 화끈한 공격 축구를 예고했다. 이동국(전북)을 최전방에, 손흥민(레버쿠젠)과 조영철(카타르SC)을 좌우 측면 공격수로 내세웠다.
1998년 5월16일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에서 데뷔한 이동국은 이 경기에서 A매치 100경기를 채워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이동국은 16년4개월간 국가대표로 활약하게 되는 대기록도 작성했다. 이는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플레이어로는 한국축구 역대 최장기록이다.
이청용(볼턴)과 이명주(알아인)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고,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책임졌다. 포백은 왼쪽부터 김민우(사간 도스), 김영권(광저우 헝다), 김주영, 차두리(이상 서울)로 꾸려졌다. 수문장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몫이었다.
한국은 경기 초반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위협적인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남미 특유의 개인기가 살아나면서 한국 문전을 수차례 위협했다.
한국은 전반 21분 골키퍼 김진현의 어이없는 실수로 선제골을 내줬다. 상대 진영으로 멀리 보내려던 킥이 낮게 깔리면서 마리오 론돈(나시오날)에게 날아가면서 패스를 한 꼴이 됐다. 론돈은 볼을 잡자마자 김진현의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0-1로 끌려가던 전반 33분 브라질 월드컵 엔트리에서 탈락한 이명주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명주는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슛으로 베네수엘라의 골문을 갈랐다.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흔들리던 한국 축구를 살린 것은 ‘라이언 킹’ 이동국이었다. 이동국은 후반 7분 만에 진가를 드러냈다. 김민우가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돌고래처럼 도약해 머리로 공의 방향을 바꿔놨다. 이동국의 헤딩슛은 크로스바를 맞고 골문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동국의 상승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후반 18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슛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A매치 100경기에서 뽑아낸 통산 32골째다.
이동국은 3-1로 앞선 후반 33분 이근호(엘 자이시)와 교체됐다. 부천종합운동장을 찾은 3만4,456명의 관중들은 A매치 100번째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이동국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베네수엘라를 완파한 한국은 8일 오후 8시 장소를 고양종합운동장으로 옮겨 FIFA 랭킹 6위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치른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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