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연습 경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전방 압박을 펼치고 거친 몸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심판의 지나친 편파 판정에도 오기로 덤빈다. 일본 나고야에서 전지훈련중인 프로농구 원주 동부의 경기 장면이다.
동부는 4일까지 일본 프로팀들과 세 차례 연습 경기를 했다. 2일 OSG를 상대하고 3, 4일 미쯔비시와 두 차례 맞붙어 2승1패를 기록했다. OSG는 외국인 선수 제한 없이 뛰었고, 미쯔비시는 1ㆍ3쿼터 1명, 2ㆍ4쿼터 2명씩 출전했다. 외국인 선수 한 명만 뛰는 동부가 불리할 수밖에 없지만 오히려 경기력은 앞섰다.
동부는 나고야에서 3연승으로 마무리하고 도쿄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4일 경기에서 1패를 떠안았다. 앞선 두 경기에서 편파 판정 콜에 애를 먹었지만 이날만큼은 정도가 극에 달했다.
미쯔비시는 동부의 속공 상황 때 일부러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는 파울을 했지만 심판은 고의 파울이 아닌 일반 파울을 불었다. 또 동부의 사이먼이 포스트업을 하면 상대 수비는 큰 액션으로 넘어졌고 심판은 기다렸다는 듯이 파울을 지적했다. 리처드슨의 팔을 잡아 당길 때는 못 본척 그냥 넘어갔다. 2쿼터에는 동부의 파울이 12차례나 선언될 동안 미쯔비시의 파울 콜은 단 1차례에 그쳤다. 이날 경기는 미쯔비시의 임원들이 관람했다.
동부 선수들은 3일 연속 경기를 치르느라 몸이 다소 무거웠다. 여기에 이해할 수 없는 심판 판정까지 겹쳐 흐름을 뺏겼다. 그러나 경기 막판까지 부지런히 코트를 누볐다. 상대 외국인 선수와는 힘 대 힘으로 맞섰고,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를 펼쳤다. 선수들 대신 강력한 어필로 심판과 싸운 김영만 감독은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 하나에 박수를 보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도저히 경기를 할 수 없는 판정이 속출했지만 이런 것도 경험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선수들이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정상적으로 붙었을 때 우리가 일본 팀들에 진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고야=김지섭기자 on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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