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태국 푸껫으로 패키지 여행을 떠났던 직장인 김모(37)씨는 달콤한 휴가의 추억은커녕 불쾌감만 가득 차서 돌아왔다. 4박 6일 일정 중 항공기 연착으로 11시간 손해 본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일정이 계속 변경되는데도 여행사가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여행 내내 항의를 해야 했다. 이 여행은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가 49만9,000원에 판매한 상품이었다.
예정대로면 비행기는 출발일 오전 11시 20분 이륙해야 했다. 하지만 여행사는 인천공항 집결 네 시간 전인 오전 4시 ‘비행기 출발시간이 지연됐으니 오후 5시까지 공항으로 모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공항에 도착해서도 여행사 측은 출발시간을 ‘오후 7시’에서 ‘9시 후반’이라고 말을 바꾸는 등 오락가락했다. 결국 비행기는 오후 10시에야 이륙했다.
시간이 늦어지면서 도착 공항도 바뀌어 공항에서 숙소까지 이동시간이 1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어났지만 이마저도 항의하는 사람들에게만 알려줬다. 김씨는 “인천공항에 나온 여행사 관계자는 1시간 30분이면 숙소에 도착한다고 거짓말했다”며 “이미 출발시간이 반나절이나 늦어졌는데 현지에 가서 또 지연된다는 걸 알았다면 여행 자체를 취소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여행 일정도 아무런 설명 없이 바뀌었다. 4일차 자유일정을 2일차로 당기겠다는 것이었다. 여행사는 “푸켓 여행이 처음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자유여행을 하란 말이냐”며 반발하는 사람들만 원래 일정대로 움직이게 했다. 추천 선택 관광 중 일부는 여행사의 준비 부족으로 즐길 수 없었다. 김경덕(47)씨는 “예약을 못했다는 이유로 씨카누를 탈 수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위메프 홈페이지에 올라온 해당 상품 광고도 일부 과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혜택 ‘K리조트 업그레이드 시 3만3,000원 상당의 디너 뷔페 식사권 1만원’이라는 항목이 있지만 이는 여행사에 따로 신청하는 경우에만 선착순으로 적용되는 것이었다. 어디에도 고객이 개별적으로 신청해야 한다는 설명은 없었다.
해외여행이 대중화되면서 이런 피해는 해마다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해외여행 관련 피해 접수건수는 2012년 426건에서 지난해 541건으로 1년 만에 21.3%나 증가했다.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346건이어서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진숙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1팀장은 “계약내용 불이행이 약 35%를 차지한다”며 “계약서와 일정표, 사진 등 증빙자료가 있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을 인정한다. 파트너사(여행사) 교육을 통해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T여행사 측은 “일정을 바꾼 건 도착시간이 늦어져 고객들이 피곤해할 것 같아 배려한 것이고, 일정 변경 공지를 못한 것은 직원 수가 적고 경황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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