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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호 "즉각 사임" 임영록 "사퇴는 없다" 극과 극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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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호 "즉각 사임" 임영록 "사퇴는 없다" 극과 극 반응

입력
2014.09.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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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행장, 자리 연연 안 한 진의 강조, 일각에선 "제재 타깃은 林 회장"

"금융위, 결정 또다시 번복은 부담, 소송전까지 가도 퇴진 불가피" 전망

지난달 22일 오후 경기 가평 백련사에서 조직 화합을 위해 진행된 KB금융그룹의 1박2일 템플스테이 행사에서 임영록(왼쪽)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하지만 이날 저녁 두 사람이 숙소 배정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다 이 행장이 먼저 귀가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KB금융 제공
지난달 22일 오후 경기 가평 백련사에서 조직 화합을 위해 진행된 KB금융그룹의 1박2일 템플스테이 행사에서 임영록(왼쪽)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하지만 이날 저녁 두 사람이 숙소 배정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다 이 행장이 먼저 귀가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KB금융 제공

“이 시간 부로 사임한다. 은행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

“앞으로 KB의 명예회복을 위해 정확한 진실이 명확히 규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임영록 KB금융 회장)

두 사람의 대응은 정반대였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두 사람에게 중징계를 결정한 직후, 이 행장은 즉각 사임 의사를 밝혔다. 반면 임 회장은 사퇴를 거부하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이번 사태가 단지 두 사람만의 갈등이 아니라 금융당국과의 대립 등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문제였음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이 행장의 신속한 대처를 두고 해석은 엇갈린다. 우선 이 행장의 정의감 발로라는 해석.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이 행장이 “거취를 이사회 결정에 맡기겠다”고 했던 발언이 자진 사퇴를 거부하는 배수진이 아니라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진의였음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이 행장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행장이 된 첫날부터 책임지고 그만둬야 할 일이 생기면 언제든 나갈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주 전산기 교체 과정의 문제점에 대한 감독 당국의 확인과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들에 대한 검찰 고발까지 모두 마쳤기 때문에 오래 고민할 문제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 행장과 금융당국 간에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제재의 타깃으로 삼은 임 회장만 중징계를 내릴 수 없어 이 행장에게 함께 중징계를 내리면서 거취 등에 대해서 어느 정도 조율이 이뤄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공개된 금감원 검사 결과를 보면 실제 이 행장 측이 제기해 온 문제들이 대부분 인정됐다.

이제 관심은 임 회장의 선택에 쏠릴 수밖에 없다. 개별 은행과 달리 지주사 임원의 중징계는 최종 결정을 금감원장이 아닌 금융위원회 의결로 확정한다. 임 회장이 이날 사퇴를 거부하고 나선 것도 금융위의 최종 심판을 받아 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주 전산기 교체 관련 부당 압력 행사 및 인사 개입 등에 대한 오해에 대한 진실 규명”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실제 주 전산기 교체 건을 두고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던 금감원과 달리 금융위는 비교적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금융위 내에서는 “사안을 볼 때 수장들에게 중징계를 내리는 건 무리가 있지 않느냐”는 시각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고 해도 이미 몇 차례 뒤바뀐 결론을 또 뒤집는 것은 금융위로서도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만약 금융위에서 중징계가 확정되는 경우 임 회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 금감원장이 제재심의 결정을 뒤엎었다는 점에서 법적 대응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여론의 비판을 감수하며 자리를 계속 지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인사는 “임 회장이 소송까지 진행한다고 해도 중징계가 경징계로 바뀌는 변화 정도가 가능할 뿐 물러나는 것은 기정사실화됐다고 봐야 한다”며 “다만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저울질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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