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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해체…재창단…8강…‘기적의 행군’ 경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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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해체…재창단…8강…‘기적의 행군’ 경주고

입력
2014.09.0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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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고 박부성이 4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제42회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 포철고와 경기에서 3회초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포항=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경주고 박부성이 4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제42회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 포철고와 경기에서 3회초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포항=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제42회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 8강 팀이 가려졌다. 디펜딩 챔피언 군산상고가 2회전에서 탈락하고, 올 전국대회 2관왕 서울고도 16강 문턱을 넘지 못하는 등 이변이 속출했다. 62개 고교 가운데 살아남은 팀은 경주고, 부경고, 북일고, 안산공고, 유신고, 마산용마고, 충암고, 휘문고다. 추석 연휴 잠시 쉰 봉황대기는 11일 오후 3시 포항구장에서 열리는 유신고-충암고의 경기를 시작으로 준준결승전 일정에 들어간다.

그 중 경주고가 가장 눈에 띄고 있다. ‘기적의 행군’으로 까지 묘사 되고 있다. 지난해 11월15일 5년 만에 재 창단한 경주고는 야구부원이 고작 14명이다. 이 중 부상 선수도 여럿 있어 기용할 수 있는 자원은 12명 안팎이다. 더군다나 3학년 생은 한 명도 없고 큰 경기 경험도 거의 없다. 이번 대회 현실적인 목표는 16강 진출 정도였다.

그러나 경주고는 1회전 충주 성심고, 2회전 공주고를 어렵지 않게 물리쳤다. 4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포철고전에서도 8-7로 승리했다. 대회 전 “2~3년 후를 바라보며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다. 내년 봉황대기 8강을 목표로 올해는 경험을 쌓는데 주력하겠다”던 정경훈 경주고 감독이 “더 높은 곳을 바라 보겠다”고 자신하는 이유다.

서스펜디드(일시정지)경기로 진행된 충암고-인천고 경기에서는 충암고가 3-2로 승리했다. 3-1에서 5회초 공격을 시작한 충암고는 나머지 이닝에서 점수를 뽑지 못했으나 인천고의 공격을 1점으로 막았다. 양 팀은 전날 내린 폭우로 4회말까지만 소화했다. 대회 최다우승(5회)팀 북일고는 청주고를 3-2로 눌렀다. 북일고는 연장 10회말 승부치기에서 1점을 뽑아냈다.

충암고 3-2 인천고

1학년 고우석이 충암고를 살렸다. 양 팀 감독은 전날 우천 중단된 시점과 마찬가지로 같은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충암 선발 홍정우(3년)는 7회까지 공을 던졌고, 인천고 안성진(3년)은 아예 9회까지 책임졌다. 1-3으로 뒤지던 인천고가 7회 찬스를 잡았다. 상대 선발 홍정우로부터 최준호(1년) 김송훈(1년)이 연속 안타를 때렸다. 무사 1ㆍ3루. 이영복 충암고 감독은 두 번째 투수 고우석을 호출했다. 고우석은 대타 권혁찬(1년)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뒤 폭투로 1점을 허용했지만 후속 타자들을 범타로 처리하며 1점 차 리드를 지켰다.

경주고 8-7 포철고

2-3으로 뒤지던 경주고의 8회초 공격. 경주고 선수들이 상대 투수의 제구 난조를 틈타 ‘빅이닝’(대량점수 이닝)을 만들었다. 장지훈(1년)이 우전 안타로 물꼬를 트자 박도윤(1년)의 희생 번트, 양현모(2년)의 볼넷, 이명기(1년)의 몸에 맞는 공이 이어지며 1사 만루가 됐다. 여기서 박부성(1년)이 몸에 맞는 공으로 타점을 올렸고, 박성우(2년)가 2타점 좌월 2루타를 폭발했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선 4번 최시찬(2년)이 우전 적시타로 주자 2명을 불러 들였다. 8회에만 6점을 뽑아낸 경주고는 7-3이던 8회 2점, 9회에도 2점씩을 내줬지만 끝내 역전은 허용하지 않았다.

북일고 3-2 청주고

청주고가 2-0으로 앞선 가운데 9회말 아웃카운트 3개만 잡으면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봉황대기와 가장 많은 인연을 맺은 북일고의 저력은 남달랐다. 북일고는 9회 2안타, 상대 에러, 희생 플라이 1개를 묶어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치기에서도 상대 공격을 무득점으로 막은 뒤 1사 만루에서 이병휘(1년)가 풀카운트에서 6구째 볼을 잘 골라내 끝내기 밀어내기 타점을 올렸다. 강력한 우승후보 청주고는 KT에 지명된 주권(3권) 박세웅(3년)을 내세우고도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내년 시즌 1군 무대에서 활약할 예정인 주권은 9.1이닝을 5안타 3실점(비자책)으로 막았지만 야수들의 수비 도움이 없었다. 박세웅은 주권에 이어 승부치기 상황에서 등판해 2명의 타자에게 1안타 1볼넷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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