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타에 상습 성폭행까지 밝혀져… 교도관 근무기강 해이 심각
전남 순천교도소에 복역 중인 40대 재소자가 동성 재소자를 상대로 상습적인 성폭력을 저질러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특히 이 교도소는 이번 사건이 일어난 지 한 달도 안 돼 재소자 간 폭행사건이 발생해 교도관들의 근무기강이 해이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순천교도소 등에 따르면 재소자 김모(48)씨가 수용시설에 함께 지낸 온 동성 재소자들을 수차례 성폭행했다. 조사결과 김씨는 지난해 12월 순천교도소 기결3동 16호실에서 동료 재소자 이모(37)씨에게 수면제와 졸피뎀 등 약물을 먹인 뒤 혼미상태에 있던 이씨를 수차례에 걸쳐 강제로 성폭행(준유사강간)했다.
김씨는 지난 2월 다른 재소자 임모(22)씨의 엉덩이를 만지거나 입맞춤을 하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조폭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을 협박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씨는 피해자와 합의로 성관계를 가졌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월 임씨가 교도소 직원에게 자신의 피해사실을 신고하면서 불거졌다. 사건 당시 교도관들은 복도에서 재소자 감시를 하고 있었지만 신고 전까지 범행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김씨는 현재 준유사강간 등 혐의로 기소돼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김씨가 범행에 이용한 약물이 교도소 내에 반입되고 재소자들이 소지한 경위도 논란이 되고 있다. 교도소 측은 이 약물에 대해 불면증을 앓거나 정신질환증세가 있는 재소자들이 의사 처방을 받아 교도관이 정상적으로 지급한 수면제 종류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도소 측은 약물의 종류나 지급된 양이 얼마나 되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또 성폭행 사건 발생 직후 구타사건이 일어나 재소자 관리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재소자 김모(36)씨는 지난 3월 3일 오전 9시쯤 기결3동 중층 14호실에서 종이가방 제작 작업을 하던 중 재소자 이모(25)씨로부터 폭행을 당해 눈 주위 봉합수술을 받기도 했다.
순천교도소 관계자는 “구타와 성폭행 행위는 재소자 간에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교도소 측은 당시 근무한 교도관들을 상대로 근무태만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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