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등 잇달아 언론에 응징 표현
미국인 추가 참수로 강경모드 선회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가 이슬람국가(IS)의 미국인 추가 참수 이후 급속히 강경 모드로 돌아서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 존 케리 국무장관,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3일 하루 동안 차례로 언론에 나와 강도 높은 표현으로 IS 응징 의지를 표시했다.
유럽을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IS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IS의 끔찍한 행동은 테러리스트에 맞서 싸우는 우리 의지를 더욱 단단하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목표는 IS를 분해하고 파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부통령은 국내 연설을 통해 “IS를 지옥의 문까지 쫓아갈 것”이라며 “이는 지옥이 IS가 머물러야 할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직접 발표한 성명에서 IS를 “가면 뒤에 숨은 비겁자”라고 비난하면서 “시간이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이글 장관은 CNN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IS를 단순히 봉쇄하려는 게 아니라 파괴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지도부의 이 같은 강경 발언은 이라크에 이어 시리아 공습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리아 공습에 미온적이던 유럽 각국도 두 번째 참수 뒤 속속 태도를 바꾸고 있다. 특히 영국은 IS가 미국 기자에 이어 영국인 살해를 예고하자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행동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천명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은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으며 공습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케리 장관은 이날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미국외교센터 기공식에서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과 개입은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우리는 고립과 축소가 아니라 개입과 리더십이 미국의 유전자(DNA)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지역으로 “이라크와 시리아, 우크라이나, 가자, 남수단, 리비아, 북한”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 역대 정권에서 대외정책을 책임졌던 전ㆍ현직 국무장관 6명이 드물게 한자리에 모였다. 함께 한 장관들은 헨리 키신저(1973∼77년 재임) 제임스 베이커(89∼92년) 매들린 올브라이트(97∼2001년) 콜린 파월(2001∼2005년) 힐러리 클린턴(2009~2012년)으로, 생존한 전 국무장관 7명 중 조지 슐츠(1982~89년)와 콘돌리사 라이스(2001∼2005년)를 빼고 모두 자리를 같이 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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