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국민소득 1.1% 증가…1년 만에 최대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 성장률이 전기 대비 0.5%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2012년 3분기(0.4%) 이후 7개 분기 만에 최저치다.
특히 계절요인을 제거한 명목 GDP가 0.4%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성장률을 3.8%로 잡은 한국은행의 전망치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보다 0.5% 증가했다. 지난 7월 발표된 속보치에서 0.1%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조용승 한은 국민계정팀 부장은 "속보치 발표 이후 입수된 6월 국제수지, 산업활동동향, 기업 실적치 등을 반영했다"며 "순수출(수출에서 수입을 금액)이 예상보다 작아진 것이 2분기 성장률 하향 조정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의 전기 대비 증가율은 1.9%에서 1.7%로 하향 조정됐다. 수입 증가율은 0.8%에서 1.1%로 0.3%포인트 올라갔다.
6월 건설공사액(기성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건설투자(0.4%)와 설비투자(1.1%)도 속보치보다 각각 0.2%포인트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화학제품·LCD 등을 위주로 0.9% 성장했고, 건설업도 0.2% 늘었다.
서비스업은 음식·숙박, 운수 및 보관업이 부진했지만 보건 및 사회복지, 사업서비스업의 총생산 증가에 힘입어 0.6% 성장했다.
지출 측면에서 보면 민간소비가 0.3%, 지식생산물투자가 3.6% 감소했다. 민간소비는 2011년 3분기(-0.4%) 이후 2년 9개월(11개 분기) 만에 최저치다.
이번 2분기 GDP 성장률 하향 조정으로 상반기 국내 경제성장률은 3.68%가 됐다. 반올림해야 3.7%다.
한은은 지난 7월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작년 동기 대비 GDP 성장률이 올해 상반기 3.8%, 하반기 3.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정부나 민간 경제연구기관보다 높은데다, 경기 흐름도 한은 예상보다 좋지 않은 편"이라며 "10월 수정 경제전망을 할 때 한은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분기 명목 GDP(계절조정 계열)는 원화 강세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0.4% 줄었다.
계절 변수를 제거하면 한국 경제의 규모가 전분기보다 뒷걸음쳤다는 의미다. 계절조정 계열 명목 GDP의 감소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2.2%) 이후 18개 분기 만에 처음이다.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작년 동기보다 8.2%나 하락하면서 생산 물량의 원화 환산액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GDP 성장률이 부진했지만 2분기 실질 국민소득은 1.1% 증가,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배당 등으로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전분기 대비 실질 GNI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1.9%로 상승했다가 3분기 1.0%, 4분기 1.0%, 올해 1분기 0.5%로 뒷걸음질쳤었다.
우리나라 국민이 나라 안팎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인 GNI 성장률이 개선된 것은 교역조건이 좋아지고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한국 국민이 외국에서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를 제공한 대가로 받은 소득에서 국내 외국인이 생산 활동에 참여해 번 소득을 뺀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전분기 2조3천억원에서 2분기 3조원으로 증가했다.
교역조건에 따른 실질무역손실은 전분기의 4조3천억원에서 3조원으로 감소했다. 원화 강세로 수출물가가 하락했는데, 수입물가는 이보다 더 떨어져 대외거래 조건이 유리해진 것이다.
실질 GNI가 1%대로 올라왔지만, 명목 GNI는 전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증가했음에도 명목 GDP가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해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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