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시즌 마친 KT의 내년, 겨울 투자에 달렸다
조범현(54) KT 감독은 지난 2일 올 시즌 퓨처스리그 일정을 모두 마친 뒤 “올 겨울에 새롭게 합류하는 선수도 있을 것이다. 그들과 현재 선수들을 잘 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10구단으로 프로야구에 뛰어 든 KT는 올해 2군에서 41승10무37패를 기록하며 북부리그 3위로 시즌을 마쳤다. 괜찮은 성적이지만 조 감독은 고민이 크다. 올해 2년째인 NC가 워낙 뛰어난 성적을 거둔 데다 내년엔 144경기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저변이 약한 팀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KT의 데뷔 시즌 농사는 사실상 올 겨울에 달려 있다. 지난 2년간 신인과 유망주들을 확보하고 쓸 만한 선수를 여러 경로를 통해 영입했지만 1군에서 ‘전쟁’을 치를 주축 선수들은 이제부터 확보해야 한다. 9개 구단으로부터 영입할 특별 지명 선수와 최대 3명의 자유계약선수(FA), 그리고 4명의 외국인선수다. NC의 경우를 비추어 보면 이 세 가지만 내실 있게 갖추면 내년 전망이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KT는 올 시즌을 마친 뒤 기존 구단으로부터 20인의 보호선수 외에 1명씩을 데려갈 수 있다. 김태군과 모창민, 김종호 등 지금 NC의 주전으로 자리 잡은 선수들이 모두 2년 전 특별지명으로 선택 받은 선수들이다.
각 구단의 선수층이 당시보다 다소 얇아지긴 했지만 옥석만 잘 고르면 KT도 기대 이상의 수확을 할 수 있다. 여기에 올 시즌을 마치면 역대 최고의 FA 시장이 열린다. 최정(SK)을 필두로 박용택(LG)과 윤성환(삼성) 등 투ㆍ타에 걸쳐 거물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 역시 NC의 경우 성공했다. 창단 2년 만에 가을 야구를 목전에 둔 건 그라운드 안팎에서 중심을 잡은 FA 이호준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외국인선수도 마찬가지다. KT는 신생 팀의 특혜로 FA는 3명, 용병은 4명까지 보유할 수 있다.
문제는 ‘실탄’이다. 특별지명 선수 영입에는 각 구단 선수당 10억원씩 총 90억원을 들여야 하고, FA 영입에는 더 많은 돈을 쏟아 부어야 한다. 몸값 상한선이 폐지된 외국인선수도 부담스럽긴 하다. 그러나 일단 자리 잡는 게 중요한 신생 팀이기에 KT는 어느 정도의 출혈을 감수할 전망이다. 올 겨울이 지나면 KT는 어떤 팀으로 바뀌어 있을지 궁금하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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