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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머니… 알츠하이머 넘은 '기적의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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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머니… 알츠하이머 넘은 '기적의 영상'

입력
2014.09.0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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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동영상]

알츠하이머가 병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 다른 어떤 병 보다 감내하기 힘든 것은 환자가 기억을 잃어 자신을 돌봐주는 육친까지 알아보지 못하는 심리적인 고통까지 안기기 때문이다. 그렇게 가족을 알아 보지 못하던 환자가 잠깐 자기 옆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차리고 아프기 전처럼 말을 걸어 주는 장면을 잠시 상상해보라. 그런 일이 미국 조지아주에서 일어났다.

미국 조지아주에 사는 켈리 군더슨의 어머니 다프네 트레저(87)는 알츠하이머 환자다. 트레저는 꽤 오랫동안 딸을 알아 보지 못하다가 최근 그에게 과거의 다정한 어머니처럼 말을 건넸다. 자주 어머니의 영상을 찍어온 군더슨이 마침 이 장면을 담아 유튜브에 올렸다. 불과 며칠 사이 조회가 160만을 넘었다.

군더슨은 NBC ‘Today’ 인터뷰에서 환자인 어머니를 돌보며 자주 영상을 촬영했지만 이번처럼 둘이 교감에 성공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화제가 된 90초짜리 동영상 중 40초 정도 군더슨은 어머니에게 자신을 알아봐달라고 말한다. 그때 “켈리”하고 어머니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놀란 군더슨은 “네, 엄마!”하고 대답했다. “네, 엄마 저 켈리에요.” 그러자 어머니는 “음, 나는 켈리를 사랑해”하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데 내가 너를 켈리라고 부르지 않았니” 하고 물었다.

군더슨은 “네, 그랬어요” 하고 기뻐하며 대답했다. 어머니는 다시 “음, 나는 너를 사랑해 켈리”하고 말했다. 군더슨이 대답했다. “저도 엄마를 사랑해요.” 이어 군더슨은 어머니에게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다. “음, 나는 너를 사랑해” 군더슨은 “저도 엄마를 사랑해요” 하고 답했다.

알츠하이머 환자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Still Alice’(이 작품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줄리안 무어 주연 영화로 제작 중)의 작가이자 신경과학 전문가인 리사 제노바는 NBC 인터뷰에서 “알츠하이머가 당신의 개인적인 과거를 기억하는 능력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는 능력을 빼앗는다고 하더라도 인간으로서 당신은 여전히 사랑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랑을 “당신이 느낄 수 있고 줄 수도 있는 상호의 느낌”이라고 정의하면서 “알츠하이머를 가진 사람들 역시 여전히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무언가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빈 껍데기가 아니다”고 제노바는 덧붙였다.

제노바는 “모든 알츠하이머 환자들이 정신이 돌아오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이 영상이)보여주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환자들이 편안한 상태일 때 그런 순간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들과 “감정적으로 교감하는 것 외에 뭔가 달성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군더슨의 어머니도 딸의 이름을 인식하기 전에 그녀의 사랑을 먼저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군더슨은 2003년에 치매 진단을 받은 어머니를 대하는 방식과 바라보는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처음 우리는 그들이 질병을 가졌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약간 화를 냅니다. 우리가 치매를 인식하고 환자가 말기 단계에 이르면 그것은 또 다른 평범한 현실이 되는 겁니다. 거기에 그냥 맞서세요. 그저 그들을 사랑해 주세요.”

김지수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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