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조정은 ‘0.25%포인트’ 단위로 한다는 불문율이 깨질 수 있을까.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인하했던 지난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례적으로 0.2%포인트 인하 주장이 나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은이 2일 공개한 8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회의 석상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리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0.2%포인트 내린 2.3%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마지막에 명백한 반대의사는 남기지 않겠다며 0.25%포인트 인하에 손을 들었다.
이 위원은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해 금리조정 여력이 필요하고, 자본유출입에 영향을 미치는 내외금리차에 대해서도 고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0.2%포인트 인하 필요성을 설명했다. 평소보다 조금 내린 뒤 이후에 더 내려야 할 때를 대비하자는 논리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또는 그의 배수 단위로 조정하는 것은 1990년대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이른바 ‘베이비 스텝’ 금리조정이 더 바람직하다며 시행에 나선 이후 전 세계 중앙은행의 불문율로 자리잡았다. 한은 역시 99년 금리목표제를 도입한 이후 예외 없이 0.25%포인트 또는 그의 배수로 기준금리를 조정해 왔다. 하지만 쿼터(4분의 1) 단위가 통용되는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부적절한 기준이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았던 상황. 이와 관련, 이주열 한은 총재도 6월 금통위 직후 “0.25%포인트는 일종의 관행이며 절대적인 룰이 아니다”고 변동 가능성을 열어놨다.
한편, 지난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 소수 의견을 냈던 금통위원은 ‘매파’ 성향이 강한 문우식 위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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