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산사태 지역에 한국인 빈집털이" 악의적 유언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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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산사태 지역에 한국인 빈집털이" 악의적 유언비어

입력
2014.09.0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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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신문 "간토대지진 당시 비슷"

주민들이 24일 히로시마 산사태 피해 현장의 수색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히로시마=AP연합뉴스

70여명의 희생자를 낸 일본 히로시마(廣島)시 산사태 피해지역에서 “재일 한국인에 의한 빈집 털이가 횡행하고 있다”는 유언비어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2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사건이 91년전 발생한 간토(관동) 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키고 우물에 독을 탔다”는 유언비어로 인해 수많은 조선인이 무고하게 학살된 간토대학살이 연상된다”며 정부차원의 단속을 요구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히로시마 재해지역에서 수건의 빈집 털이 사건이 발생한 것을 두고 트위터 등에 “이런 짓을 하는 것은 재일 한국인밖에 없다” “재해 현장에서 도둑질을 하는 것은 한국인과 중국인의 국기(國技) 같은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히로시마현 경찰에 따르면 지난 달 20일 토사피해가 발생한 이후 빈집 털이 피해는 6건이 신고됐지만 이와 관련 외국인을 체포하거나 외국인이 범행에 관여한 증거는 확인된 바 없다. 도쿄신문도 기자를 현장에 보내 공무원, 주민, 자원봉사자 등을 상대로 취재에 나섰으나 재일한국인의 소행으로 보이는 범행은 없었다고 전했다. 결국 유언비어로 인해 히로시마에 거주하는 6,000~8,000명의 한국인과 조선인이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 받고 있는 것이다.

신문은 재해 지역에서는 범죄가 증가한다는 전제 자체가 유언비어라고 주장했다. 세키야 나오야 도쿄대 종합방재정보연구센터 특임준교수는 “재해 지역에서는 인명 구조를 우선하기 때문에 범죄자마저도 피해자를 돕는 것이 상례”라며 “근거 없는 낭설이 증가하는 배경에는 외국인에 대한 차별의식이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91년전 발생한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에 대한 유언비어가 확산되면서 간토대학살이 발생한 것도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간토대학살 관련 저서 ‘9월, 도쿄의 노상에서’의 저자 가토 나오키는 “군이나 경찰 조직이 학살에 관여한 것은 역사적 상식이자만 일본 정부는 반성이나 사죄는커녕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외국인 차별에 둔감한 일본 정부야 말로 외국인에 의한 범죄자가 늘어난다는 유언비어의 온상”이라고 지적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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