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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외교장관 회담 추진한다

입력
2014.09.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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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수용 외무상 유엔총회 참석 계기… 3년 만에 공식적 만남 성사 가능성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내주 초 방미… 한미·남북 대화채널 연쇄가동 기대

윤병세 외교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9일(현지시간) 미얀마 네피도 국제컨벤션센터 제이드홀에서 열린 갈라 디너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내려오며 리수용 북한 외무상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윤병세 외교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9일(현지시간) 미얀마 네피도 국제컨벤션센터 제이드홀에서 열린 갈라 디너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내려오며 리수용 북한 외무상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리수용 외무상의 남북 외교장관 회담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이번 회담이 성사된다면 2011년 7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이후 3년여 만의 남북 장관회담이다. 또 9월 들어 한반도 주변국간 대화 분위기가 급속히 무르익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회담은 남북간 관계개선의 물꼬를 틀 최대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리수용이 북한 외무상으로는 15년 만에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만큼 우리도 외교장관 회담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만남은 포멀(formal)한 방식의 진지한 회담이 될 것”이라며 “두 장관이 단순히 조우하기 위해 만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리 외무상이 24일 뉴욕 현지에 도착하는 일정을 파악하고 회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앞서 지난달 초 미얀마에서 열린 ARF에서 리 외무상을 만나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당시 두 장관은 만찬행사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가볍게 수인사를 건넸을 뿐 회담이나 회동 형식의 자리에서 만난 적은 없다.

남북 장관회담이 성사된다면 최대 관심사인 5ㆍ24조치 해제를 비롯해 한반도 현안이 두루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내주 초 추석 즈음에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한미, 남북간 대화채널이 연쇄 가동되는 셈이다. 김 실장은 미국 방문에 이어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앞서 10월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외교장관 회담 성사의 관건은 북측의 태도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2차 고위급접촉 제안에 응답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엔 총회 이전에도 성의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회담은 불투명해질 수 있다. 하지만 통일부는 북한의 무응답에 따른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에 “추석이 지나도 너무 추워지지만 않는다면 상봉 행사는 이뤄질 수 있다”며 2차 고위급접촉에 대한 기대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번 유엔총회를 통해 한일 외교장관이 다시 만날 지도 관심사다. 윤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지난달 ARF에서 회담을 가졌지만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양국의 핵심현안은 물론 한일 정상회담 문제에도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일본은 통상 국제행사에 총리와 외교장관이 함께 참석하지 않지만, 11월 APEC 계기 중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기시다 외무상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유엔총회에 동행해 중국과의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리 외무상과 기시다 외무상간 북일 외교장관 회담 여부도 주목된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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