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시내 접근성 등 비교 최적 후보지 결정… 섬 주민들 "생계에 큰 타격"
시흥·안산도 집단행동 예고 "악취·분진 등 간접 피해 우려"
인천 옹진군 영흥도가 2016년 사용 종료될 예정인 수도권매립지를 대신해 인천지역 쓰레기를 매립할 최적 후보지로 정해졌다. 이에 영흥도뿐만 아니라 간접 피해 영향권에 놓이게 된 경기 시흥시와 안산시, 인천 송도국제도시 주민들이 반발하며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1일 인천시와 지역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대체 매립지 검토 연구 용역에서 옹진군 영흥도와 신·시·모도, 중구 무의도 등 5곳이 후보지로 압축된 가운데 인천시는 시내와의 접근성 등을 비교해 영흥도 부지를 최적 후보지로 결정했다. 해당 부지는 2009년 인천시와 W사가 폐기물 처리시설을 지으려다 주민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영흥면 외리 일대(면적 15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흥도는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의 발전소 8기가 들어선 곳으로 지난해 발전소 7·8호기 증설 때도 몸살을 앓았었다.
인천시 한 관계자는 “영흥도가 최적 후보지인 것은 맞지만 새 매립지로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공사 여건, 연결도로 등 입지조건을 검토해 이달 중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할 자치단체인 옹진군과 영흥도 주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옹진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소각재와 폐석회, 폐콘크리트, 폐유 등을 매립할 경우 침출수로 인한 해양 오염과 어족자원 고갈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또 “폐기물 운반 차량으로 인한 소음과 먼지 등 환경 오염, 교통 정체 등은 관광업, 농·어업에 종사하는 섬 주민 생계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폐기물 처리시설을 지으려던 민간에겐 엄청난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칭 쓰레기대체매립장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옹진군의회, 부녀회, 주민자치위원회 등도 이날 영흥면사무소에서 대책회의를 열어 항의 방문 등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악취, 분진 등 간접 피해가 우려되는 인근 지역 주민들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영흥도에 매립지가 조성될 경우 인천시내-시흥 오이도-안산 대부도-영흥도를 잇는 쓰레기 수송도로가 지나게 될 시흥시와 안산시, 대체 매립지 조성에 따라 소각시설 증설이 불가피한 송도국제도시 주민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흥시 배곧신도시 주민들은 최근 시흥시를 통해 인천시의 대체 매립지 조성계획에 대한 반대 민원을 제기했다. 대체 매립지에 쓰레기를 직접 묻지 않고 소각한 뒤 재를 매립하기로 결정한 인천시 방침에 따라 기존 소각시설을 증설해야 하는 송도 주민들도 집단행동을 계획 중이다. 현재 송도에는 하루 840톤 규모 생활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소각시설 2기가 있으며 250톤급 소각시설을 증설하려던 기존 계획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김동현 송도국제도시총연합회 대외협력국장은 “송도 LNG 생산기지 저장탱크 증설이 결정된 상황에서 소각시설까지 늘어난다면 주민들은 집단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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