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입지타당성 조사해야
조사방법·평가항목 등 진통예상
지역주의·정치논리 배제해야
남부권 신공항 건설이 경제성이 있다는 조사결과에 따라 정부는 내달 중 영남권 5개 지방자치단체와 합의해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등으로 신공항 입지에 대한 지자체간 입장차가 워낙 커, 조사방법과 평가항목 등을 둘러싼 진통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간 갈등이 심해지면 공항건설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2010년 12월부터 신공항 건설을 위해 활동한 남부권 신공항 범시도민 추진위원회의 강주열(53ㆍ사진) 위원장을 만나 신공항과 관련한 입장을 들어봤다.
_신공항 건설의 전제조건은 영남권 5개 지자체가 용역결과에 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출발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평가 가중치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보지만 중요한 것은 신공항이 건설되는 것 아닌가. 이제 영남권 지자체들은 유ㆍ불리만 따지지 말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합의해야 하고 정부도 지자체 눈치만 보지 말고 국제적 기준에 따라 투명하게 평가 하면 된다.”
_신공항 건설에 정치논리를 배제해야 하는데 갈수록 정치인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 같다.
“신공항은 국가의 미래와 연결되는 중요한 국책사업이다. 지역주의, 정치논리를 배제해야 한다. 이제 정치인들의 정략적 도구에서 벗어나 전문가, 전문기관에 맡겨야 한다.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투명한 절차에 의해 이해당사자들이 수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_일각에선 신공항보다 김해공항 확장이 경제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신공항 건설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 신공항을 짓는 것보다 공사비를 3조~5조원 정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김해공항 확장도 난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군사시설(K1) 이전이 간단한 문제가 아닌 만큼, 공군과 함께 공항을 사용할 경우 민간 항공기의 공항 활용률이 떨어지는 등 김해공항의 문제점은 그대로 남는다. 신공항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K1을 이전해야 하는데, 이때는 그 비용이 신공항 건설 수준으로 높아진다. 무엇보다 김해공항은 지역 거점 공항의 역할 밖에 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핸디캡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국가 제2관문 공항으로 가야 국가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_부산에서는 김해공항을 단ㆍ중거리 노선으로 유지하고, 가덕도에는 활주로 1개만 건설해 공사비용을 줄이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 항공 수요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30년 영남권의 항공수요는 2,500만명을 넘어선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수요를 수용하기 위해선 남부권 신공항에 기본적으로 활주로 2개는 필요하다. 부산 측의 주장대로 하면 남부권 시도민을 위한 국제공항으로서의 역할을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신공항은 특정 지역을 위한 것이 아닌, 2,000만 남부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항이어야 하지 않나.”
_신공항 건설의 또 다른 전제조건은 대구공항 폐쇄다. 신공항 건설 후 주로 국내선과 근거리 해외노선을 담당하고 있는 대구공항이 폐쇄될 경우 시민의 불편은.
“남부권을 아우를 수 있는 통폐합 공항이 건설되면 대구공항 폐쇄가 불가피하다. 그래서 대구에서 1시간 이내 신공항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상 시내에서 대구공항까지 가는 데 30~40분 걸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1시간 거리는 큰 불편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이라면 대구공항은 존치돼야 한다.”
_추진위는 그 동안 밀양을 최적지로 주장해 왔는데.
“국토부의 2011년 동남권 신공항 입지 평가 기준 자료에 따르면, 가덕도 신공항은 바다 위에 지어져 소음 민원이 발생할 수 있는 주거 밀집지가 없고, 밀양보다는 안개 일수가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인근 김해공항과 항로 간섭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다른 영남 지역에서 가기엔 접근성이 떨어진다. 반면 밀양은 산봉우리 27개를 깎아내야 하는 등 대규모 녹지 훼손과 주거지 소음 피해 우려도 나왔지만, 주변 공항과 항로 간섭이 없고 접근성이 좋다. 서로 장단점이 있지만 우리가 밀양을 주장하는 것은 접근성이 신공항 입지의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수요조사에서도 밀양으로 신공항이 들어설 경우 예상 이용객이 가장 많을 것으로 조사됐다.”
-추진위의 향후 일정은 무엇인가.
“신공항은 남부권의 미래 생존권이 달린 문제다. 지역 이기주의를 벗어나 신공항이 건설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지역순회 신공항 한마음 대회, 신공항 소식지 발간, 당위성에 대한 세미나와 토론회 등을 벌여나가겠다. 지역 갈등으로 가면 안 되니 대승적인 차원에서 양보할 건 양보하고 합리적으로 합의를 이끌어내 정부가 1년 내 입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현주기자 lareine@hk.co.kr
●약력
㈜미강이피텍 대표이사
대경수지 대표
대륜 중ㆍ고 총동창회 부회장
대구국제재즈축제 조직위원장
대구지체장애인단체협의회 자문위원
자유총연맹 대구시지회 부회장
새누리당 대구시당 운영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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