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노선 배 다른 항로 배치 인가… 기존 항로 이용객 '성묘 차질' 분통
전남 목포지방해양항만청이 정기 노선에 투입된 여객선을 대체선도 없이 다른 곳으로 이동을 허가해 항로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1일 목포항만청과 D선사 등에 따르면 차량과 여객을 동시에 수송하며 하루에 두 차례에 걸쳐 신안군 압해도 송공항에서 비금도 가산항을 운항하는 여객선이 지난달 19일부터 오는 3일까지 15일간 결항이 예정됐다.
D선사는 이 여객선의 결항 이유가 수리를 위한 정기검사 때문이라지만 사실은 이 정기항로보다 이용객이 많은 목포-도초 간 항로이 여객선을 대처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목포-도초 간 여객선 수리가 늦어지면서 오는 15일까지 송공-가산 간 항로의 여객선 결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추석을 앞두고 성묘 등을 위해 선착장을 찾은 이용객들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용객들이 더욱 더 울화통 나는 것은 정기항로에 대체 선박도 없이 여객선터미널 매표소 창구 입구에 결항 사실을 A4 용지에 안내문을 표시한 것이 고작이었기 때문.
지난 31일 광주에서 비금도 고향을 찾은 김모(50)씨는 “온 가족이 오전 7시50분 배를 타기 위해 새벽부터 서둘러 선착장을 찾았다가 결항 안내문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며“정기여객선이 없으면 추석 성묘도 포기해야 할 한다”고 엉성한 항로 관리에 불만을 털어놨다.
여객선 정기항로 결항이나 운항시간 변경은 선사의 사업계획변경 신청을 통해 항만청에서 인가하고 있지만 이번 사례는 허술한 항만청의 항로 관리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목포항을 깃점으로 신안지역 대부분 항로를 운항하는 D선사는 압해 송공-비금 가산 항로가 손실이 많은 상황에서 목포-도초 항로에 투입되는 선박이 수리에 들어가 불가피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결국 목포항만청은 적자 노선 여객선을 빼내 비교적 수지가 맞는 항로에 투입하는 선사 측의 얄팍한 상술에 눈을 감아 준 꼴이 됐다.
목포항만청 관계자는“선사가 예비 여객선을 구하지 못해 결항할 수 밖에 없었다”며“명절 특별 수송기간에는 예비선을 대체 투입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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