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의 프로야구, 4위는 물론 최하위도 ‘오리무중’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치열하다고 평가 받는 올 시즌 프로야구 중위권 다툼 소용돌이의 여파로 하위권 판도에도 격랑이 휘몰아치고 있다.
KIA가 4위를 향한 경쟁에서 조금씩 미끄러지고, 반대로 최하위에서 벗어날 줄 모르던 한화는 도약에 나서면서 9월에는 '탈꼴찌 싸움'도 뜨겁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현재 중간 순위표를 보면 KIA가 46승 61패(승률 0.430)로 8위에 처져 있고, 한화가 44승 60패 1무승부(승률 0.423)로 9위에서 추격하고 있다.
두 팀의 승차는 반 경기밖에 되지 않아 한두 경기의 승패만 엇갈려도 순위가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6월 중순 단독 꼴찌로 처진 이래 부진의 늪에서 벗어날 줄 모르던 한화는 후반기 들어 상승세를 탔고, 5∼6위를 오가며 상위권 진입을 꿈꾸던 KIA는 최근 급격히 흔들리며 두 팀의 희비 쌍곡선이 극명히 교차한 탓이다.
KIA는 후반기 들어 8승 18패에 처지며 9개 구단 가운데 롯데(8승 21패)에 이어 두 번째로 좋지 않은 성적을 냈다.
후반기에만 6연패와 4연패를 한 차례씩 겪었고 두 차례 3연패와 한 차례 2연패를 경험했다. 모든 패배가 연패로 이어지며 하락세가 길어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부상자가 많은 탓에 힘겹게 시즌을 풀어나가던 KIA는 8월 들어 우천 취소만 11차례를 경험할 만큼 정상적인 경기 감각조차 잡기 어려워지는 '하늘의 외면'까지 겹쳐 점점 더 복잡하게 상황이 꼬였다.
도전장을 내밀어 보려던 4위와는 어느덧 격차가 5경기로 벌어졌고, 이제는 탈꼴찌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한화의 추격을 뿌리치지 못하고 한 계단 더 내려간다면, KIA는 2007년 이후 7년 만에 순위표 가장 낮은 곳으로 떨어지고 만다.
하지만 쉬워 보이지 않는다.
한화의 반등세가 워낙 거침없기 때문이다.
KIA와 정반대로 한화는 후반기 16승 12패를 거둬 삼성(18승 10패), 넥센(18승 10패), SK(14승 10패)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8월 한 달로만 시야를 좁히면 12승 7패를 기록해 넥센(14승 8패)에 이어 두 번째로 승률이 높을 만큼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팀 평균자책점은 4.78로 LG(3.92), 넥센(4.31)에 이어 3위이고 팀 타율도 0.306으로 삼성(0.317), SK(0.315)에 이어 3위를 달릴 만큼 투·타 양면이 모두 안정적이다.
무엇보다도 전반기 77경기에서 14세이브에 그쳤으나 후반기 28경기에서만 10세이브를 기록한 데서 보이듯 안영명·박정진·윤규진 등 필승 계투조가 안정을 찾으면서 뒷문이 든든해진 것이 큰 힘이다.
전반기에 22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선발진도 후반기에만 11번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하며 한결 탄탄해졌다.
한화는 여세를 몰아 2011년 7위에 오른 이후 3년 만의 탈꼴찌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아시안게임으로 인한 휴식기에 돌입하기 직전인 이달 13∼14일 대전에서 벌어지는 한화와 KIA의 맞대결은 꼴찌 싸움의 판도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탈꼴찌 싸움은 KIA와 한화만의 전쟁터가 아니다.
후반기 최악의 성적을 거둔 롯데와 SK도 나란히 승률 0.449로 한화에 고작 2.5경기 앞선 채 6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하위권 판도가 요동칠 가능성은 곳곳에 숨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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