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프·일 등 7개국 다양한 팀 참가 불구 국내 지상파·tvN공연팀 불참
원로 희극인 설 무대도 없어..."콘텐츠·예산 부족 등 문제 해결해 내년엔 지망생·선배들도 한 무대에"
부산이 코미디 축제로 떠들썩하다. 제2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때문이다. 8월 29일 개막해 9월 1일 끝나는 이번 축제에는 한국뿐 아니라 호주, 영국, 캐나다, 스위스, 프랑스, 일본 등 7개국의 12개 팀이 참가해 다양한 코미디를 선보이고 있다. 29일 해운대 인근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개그맨 100여명과 부산시민 1,000여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지난해 첫 행사를 치른 뒤 예산이나 외부 협찬 등의 불확실성 때문에 차기 페스티벌의 개최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그런 것들을 딛고 열렸다는 점에서도 값진 행사다. 그러나 국제 축제가 되기에는 아직 아쉬운 점이 있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개콘' 출신 개그맨들의 축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슷한 말이 나오고 있다. “KBS '개그콘서트' 출신 개그맨들의 축제가 아니냐”는 것이다. 개막식에 참석한 개그맨의 절반 이상이 '개콘'에 출연했거나 출연 중이다. 물론 개막식 갈라쇼에서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한 코너인 ‘부산특별시’ 팀이 공연했지만 정작 페스티벌 중 진행된 공연에서는 MBC, SBS, tvN 등에서 활약하는 개그맨의 얼굴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 축제에서 한국팀이 보여준 개그 공연은 ‘개그 드림 콘서트’ ‘대박포차’ ‘옹알스’ ‘변기수의 New욕Show’ 등이다. 이 중 '개그 드림 콘서트'는 '개콘'의 인기 코너인 '깐죽거리 잔혹사' '끝사랑’ '큰 세계' 등을 무대에 올려 김준현 김영희 정태호 조윤호 등이 연기했다. ‘대박포차’는 김원효 이광섭 송중근 등이, ‘옹알스’는 조수원 채경선 조준우 등이, '변기수의 New욕Show'는 변기수가 나서 연기했다. KBS 외에 타 방송사 개그맨들은 없었다. 방송가에는 “한국 개그계조차 하나로 융합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국제 축제로 만들 수 있겠느냐”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를 두고 지난해 1회 페스티벌이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에도 ‘개콘’ 개그맨이 중심이어서 아쉬움을 남겼다.
▦아쉬운 신구 개그맨들의 조화
"축하할 일이지만 서운하기도 하네요." 한 중견 개그맨이 한 말이다. 이번 축제가 원로ㆍ중견 희극인에게는 남의 일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KBS '개콘', SBS '웃찾사', MBC '코미디의 길' 등 지상파 방송의 대표 개그 프로그램이 공개 코미디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원로 또는 중견 희극인이 설 자리는 거의 없다. '코미디의 길'에 중견 개그맨 이홍렬이 후배들과의 훈훈한 개그의 장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홍렬 한 사람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BICF 현장에서라도 신구 개그맨이 함께 하는 자리가 마련됐더라면 선후배 개그맨의 합동 공연이 더욱 활발해졌을 것이라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이번 행사의 집행위원장인 개그맨 김준호는 “콘텐츠나 예산 등의 문제로 각 방송사의 대표 개그맨 및 선배들과 함께 하지 못했다"며 “내년에는 자체 콘텐츠를 개발하고 개그 지망생이나 선배들도 공연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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