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9일 플린트센터서 아이폰6 등 신제품 발표회
애플이 다음달 9일(현지시간) 창업주 고 스티브 잡스의 추억이 서린 유서 깊은 장소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갖는다.
29일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현지 언론 등에 다음달 9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신제품 발표회 초청장을 보냈다. 초청장에는 일시와 함께 ‘더 많은 것을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wish we could say more)라는 문구를 표시해 스마트폰 ‘아이폰6’ 외에 다른 제품도 공개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급형과 보급형 등 두 가지로 나오는 아이폰6와 함께 손목에 찰 수 있는 원형 시계 모양의 기기 가칭 ‘아이워치’ 등이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패드 신제품은 11월에 별도 행사를 통해 선보일 전망이다.
눈길을 끄는 곳은 행사장소다. 애플이 선택한 곳은 본사가 위치한 쿠퍼티노에 있는 디 앤자 칼리지 내 공연 시설인 플린트센터다. 이 곳은 스티브 잡스가 1984년 1월24일 주주들을 모아 놓고 애플을 유명하게 만든 최초의 ‘맥킨토시’ 컴퓨터를 공개한 장소다.
당시 풋풋한 청년이었던 잡스는 널리 알려진 터틀넥 셔츠와 청바지 대신 넥타이 차림의 말쑥한 정장을 차려 입고 단상에 올라 직접 맥킨토시 컴퓨터에 대해 설명했다. 당시 그가 선보인 맥킨토시는 화면과 본체가 하나로 붙은 일체형 디자인과 자판이 아닌 마우스를 움직여 조작하는 획기적 방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최초의 맥킨토시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스티브 잡스가 직접 관여한 충격적인 TV광고였다. 지금까지 전설처럼 널리 회자되는 이 광고는 당시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을 석권하던 IBM을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속 빅 브라더에 비유한 내용으로, 여전사를 연상케 하는 붉은 반바지의 여성이 달려 들어와 거대한 망치를 집어 던져 빅 브라더 영상을 산산조각 낸다. 그 위로 ‘당신은 1984년이 소설 ‘1984’처럼 되지 않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라는 문구가 흐른다.
애플은 도전적이면서 독창적인 이 광고와 맥킨토시를 혁신의 시작으로 꼽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애플이 이번에 플린트센터를 발표회장으로 선택한 것은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 번 혁신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약 2,300석을 갖춘 플린트센터는 예년 애플이 발표회를 주로 했던 샌프란시스코의 예르바부에나예술센터(700석)보다 3배 이상 커서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현재 디 앤자 칼리지 측은 애플 요청에 따라 플린트센터 전체를 가린 채 발표회 시설을 설치 중이다.
애플 주가는 신제품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반영돼 뉴욕 증시에서 최근 8거래일 중 6일을 신고가로 장식했다. 지난 19일 100.53달러였던 애플 주가는 이날도 102.25달러로 마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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