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오언 웨더롤 지음ㆍ이충호 옮김
비즈니스맵 발행ㆍ408쪽ㆍ1만8,000원
세계 최고의 금융 투자 자산가는? 십중팔구는 워런 버핏이라고 답할 터다. 조지 소로스 혹은 빌 그로스란 이름을 댈 지도 모르겠다. 틀렸다. 답은 제임스 사이먼스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CEO, 소로스 펀드 회장, 핌코의 최고운용책임자를 넘어서는 그가 누구지?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명예회장인 사이먼스는 물리학자다. 우주의 생성 과정을 설명하는 끈 이론에서 중요한 몫을 한 기하학 측정법인 천-사이먼스 형식을 공동 발견했다. 일반인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물리학계에선 살아있는 전설이다.
놀라운 건 그가 유례없는 수익률을 낸 펀드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의 메달리온 펀드는 1988년 선보인 이래 10년간 2478.6%의 수익률을 올렸다. 그 뒤로도 업계 평균보다 최고 두 배 높은 연 40%를 기록했다. 버핏이 역사상 최악의 해를 보낸 2008년에도 사이먼스는 80%의 수익률을 올렸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순자산은 2011년 106억달러(10조7,500억원)였다. 그는 어떻게 돈 버는 귀재가 됐을까.
제임스 오언 웨더롤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캠퍼스 교수가 쓴 ‘돈의 물리학’은 금융시장에 뛰어든 과학자들의 이야기다. 저자 역시 하버드대 물리학과를 수석 졸업한 뒤 수학ㆍ물리학ㆍ철학 박사 학위를 따고 20대에 교수가 된 천재다. 책에는 물리학이 돈이 움직이는 방향과 속도를 예측하는 이론적 근거로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그에 관심을 갖고 직접 실험한 학자들은 누구인지 등이 기록돼있다.
저자는 “경제 전망은 어둡기만 하고 해결할 방법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경제 개념의 원천”이라고 주장한다. 돈의 물리학이 위기의 치료약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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