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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언의 길 위의 이야기] 새로운 어휘

입력
2014.08.2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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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라는 것은 그 사회와 시대의 산물이다. 당대의 요구에 의해 새로운 말이 탄생되기도 하고 소멸되기도 하는 것이다. 세대 차이라는 것은 사실 사용하는 어휘의 다름에서 가장 불거진다. 불과 5년 전에는 사용하지 않던 단어나 어휘를 일상에서 빈번하게 사용하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협업을 뜻하는 ‘콜라보’라는 단어와 화학적 궁합을 뜻하는 ‘캐미’라는 말이 그것이다. 그것들은 주로 문화예술계 쪽에서 수입한 외국어에서 온 것들이다. 그런데 꼭 이런 외래어만 생활 속의 어휘를 증가시키는 것은 아니다. 잘 찾아보면 우리말을 결합시킨 재미있고 아름다운 어휘도 있다. 요즘 여기저기서, 그러니까 글이나 대화 속에서 자주 쓰이는 말 중에 ‘어마무시하다’라는 말이 있다. 순 우리말인 어마어마하다와 무시무시하다를 결합시켜놓은 말임에 틀림없다. 누가 처음 이런 조합을 만들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보면 볼수록 절묘하고 탁월한 조어라는 생각이 든다. 재미로 만든 말 같지만 내용과 형식을 완벽하게 통합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크기나 양 같은 외형적인 ‘형식’에 대해 놀랍고 압도적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형용사 ‘어마어마하다’와 질이나 성분 같은 ‘내용’에 대해 놀라움을 표현하는 형용사 ‘무시무시하다’를 결합시켜 공히 형식과 내용 양면에서 놀랍고 압도적이고 경이롭다는 의미를 모두 끌어안았으니 말이다. 국어사전에 등재돼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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