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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 이제는 국회의사당에서 다시 만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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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 이제는 국회의사당에서 다시 만나라

입력
2014.08.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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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 김유민 학생의 아버지 김영오씨가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46일째 이어온 단식을 어제 중단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유민 아빠’ 김씨는 특별법 협상이 언제 타결될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지만 남은 딸 유나와 모친, 그리고 다른 유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단식을 중단했다고 한다. 장기간 단식에 의해 심부전, 호흡부전 등의 합병증으로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는 상태였던 김씨가 단식을 중단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사후관리를 잘 해 건강을 조속히 회복하기 바란다.

김씨와 동조단식을 해왔던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의원도 9일 만에 단식을 중단했다. 김씨의 단식 중단을 설득하기 위해 단식에 동참했던 만큼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두 사람의 단식 중단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갈등을 끝내고 정국을 정상화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여야가 어제 일제히 김씨의 단식 중단 결정을 반기며 특별법 제정 협상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전망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 여야가 각자 스스로 달라질 생각은 하지 않고 상대측에 먼저 자세 변화를 요구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당분간 국회를 외면하고 장외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단식을 중단한 김씨도 몸을 추스르는 대로 광화문 농성장에 합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직도 여야간, 그리고 유족들과 정치권 간에 불신이 여전한 것이다.

유가족들의 한을 풀어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 한 시가 급하고 각종 민생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더 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다. 국정을 1차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여당과 청와대가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두 차례 유가족 대표들과 만나 일부 의견 접근을 이뤘다지만 아직 이렇다 할 합의점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 대표는 정기 국회 첫날인 내주 월요일 세 번째로 유족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늦어도 이 만남까지는 절충 방안이 나와야 정기국회의 파행을 막을 수 있다. 유족들의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집권여당의 유연한 정치력 발휘를 기대한다.

새정치연합도 제1야당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갈길 바쁜 정부ㆍ여당을 압박하기 위해 의정활동을 내팽개치고 장외로 나가는 것은 구시대적 행태다. 선명한 투쟁을 내세우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그런 민심의 흐름을 잘 말해준다. 당내에 장외투쟁에 반대하며 국회 정상화를 주장하는 중도온건파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도 하다.

어물어물하다가 특별법 협상이 새누리당과 유족대표 사이에서 이뤄질 경우 정국 주도권을 잃고 소외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새정치연합이 당내 강경파에 휘둘려 장외투쟁을 고집하다가는 명분도 실리도 잃는 어리석은 선택이 될 것이다. 130석의 제1야당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은 거리가 아니라 국회의사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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