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한국, 디플레이션 초기 단계에 와 있다"
"과도한 세무조사가 기업 신속한 의사결정에 부담…경영자 사법처리도 영향"
"북한 핵 포기하면 국제투자 유치 적극 지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최근의 저물가 기조에 대해 한국이 디플레이션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는 생각을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반얀트리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 포럼에서 "한국이 디플레이션 초기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며 "물가안정목표 범위가 2.5∼3.5%로 돼 있는데 3년째 하한선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저물가 기조가 오래 지속되면 디플레이션이 심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경제 전반에 퍼져 있는 축 처진 분위기를 반전시킬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며 "금기시한 재정 적자 확대, 부동산 시장 정책을 과감하게 하지 않고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차례 시사한 확장적 재정 운용 방침을 한 번 더 강조하며 "내년 예산 증가율은 이전 경제팀의 예산 확대 예상치인 3.5%보다 더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 한국 기업이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마 지난해 과도한 세무조사 등이 일정부분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으며 주요 기업 경영자들이 사법처리 당한 것 등으로 인해 복합적인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세수가 좋지 않고 내년에도 마찬가지"라면서도 "과도한 세무조사는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이 불만을 터뜨렸던 사내유보금 과세와 관련해서는 "세금 걷고 경영을 간섭할 생각은 전혀 없다. 이 세제는 세수 제로(0)가 목표다"라며 세수보다는 투자와 임금, 배당 촉진을 위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활성화 법안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현재 국회에 여야 간의 문제 해결, 의사결정 구조가 대단히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정치인 출신 경제 책임자로서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 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 부총리는 이날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동북아경제포럼 연차 회의에도 참석해 축사를 통해 "북한이 핵을 버리는 결단을 한다면 동북아 국가들과 협력해 북한에 필요한 국제금융기구 가입과 국제투자유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북한 민생 인프라 개발을 위한 동북아개발은행 설립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정부가 작년 10월 발표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추진을 강조하면서 "특히,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사업의 하나로 추진되는 '나진-하산 물류사업'을 통해 동북아지역의 육로와 해로를 연계하는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어 "중국의 셰일가스, 동시베리아의 석유·가스 자원개발에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며 동북아의 에너지 협력을 강조했다.
이밖에 동아시아 경제통합 논의에 대해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한·중·일 FTA 추진이 동북아 경제통합의 튼튼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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