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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전 도시철도 2호선 상대 주장 경청하며 최선의 결정을

입력
2014.08.2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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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렬 한국철도시설공단 KR연구원장
이동렬 한국철도시설공단 KR연구원장

이동렬(한국철도시설공단 KR연구원장)

지금 대전에서는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 선정을 앞두고 무더운 여름의 입김만큼 뜨거운 논쟁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로“자기부상철도냐, 트램(노면전차)이냐”에 관한 것이다. 지난 4월 대전시가 고가형 자기부상철도를 대전도시철도 2호선 방식으로 발표하면서 일단락 된 듯했던 이 문제는 트램 방식 적용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민선6기가 출범하면서 다시금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고속철도 KTX를 포함한 국가철도시설의 건설과 관리를 수행하는 준정부기관이다. 특히 한국철도시설공단 KR연구원은 다양한 신교통수단을 연구하는 조직으로 자기부상철도와 트램의 연구개발과제에 참여한 바 있다. 그러다 보니 필자 역시 부족하지만 두 가지 방식 모두에 과문하지는 않다. 이번 기회에 대전시민들에게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제언을 조심스럽게 드리고자 두 가지 방식의 장단점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트램은 기존 도로에 전용선로를 설치하여 운행하는 노면전차를 말한다. 고가 또는 지하구조물이 없다 보니 경관성 확보에 유리하고 이용자의 승ㆍ하차가 용이한 장점이 있다. 또한 도로상황에 따라 편차가 크기는 하지만 비교적 경제적인 건설비 또한 매력적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트램 적용을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문제들도 적지 않다. 먼저 국내에 실용화된 사례가 없다 보니 관련 법, 규정 등 제도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약10년이 소요된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금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할 수도 있고 이럴 경우 최소 4~5년의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여기에 대전도시철도 2호선 방식으로 거론되는 무가선 트램(전차선 없이 배터리로 운행하는 트램)관련 국내기술이 아직은 연구단계에 머무르고 있어 자칫 외국기술을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 할 수도 있다.

현재 운행중인 용인과 의정부 경전철의 경우에도 외국기술을 그대로 들여오다 보니 시설물이 국내환경에 최적화되지 못하고 기술의 외국 종속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자기부상철도의 경우 약 8년에 걸친 국가연구개발과제를 통해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현재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가 건설되어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자기부상철도는 열차의 대차가 궤도를 감싸는 형태로 탈선, 전복의 위험이 없어 안전성이 큰 장점이다. 건설을 위한 각종 법, 규정 등이 완비되어 있어 제도마련을 위한 어려움도 없다.

그러나 고가형 구조에 따른 경관훼손과 트램에 비해 비교적 높은 건설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고가형 구조물은 슬림화 및 경량화로 적정수준의 도시 경관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사생활 침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각종 시스템이 개발되어 보완된 상태이다. 트램보다 건설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신 유지보수비가 절감되어 장기적으로는 경제성적이라고 판단된다.

지금의 논쟁은 더 좋고 편리한 교통수단을 마련하고자 하는 대전시민의 순수한 열망에 의한 것으로 이러한 발전적인 논쟁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각각의 방식을 지지하는 분들의 입장도 일리가 있고 실제로도 두 가지 방식 모두 나름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손을 선 뜻 들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호시우보(虎視牛步ㆍ호랑이의 눈으로 사물을 보고 소같이 신중하게 행동하라)라는 말이 있다. 보다 나은 교통수단을 마련하여 시민의 행복을 증진시키고 후대에 남겨주려는 마음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하나같을 것이다.

지금은 신중을 기해 상대를 존중하는 열린 마음과 소통을 통해 모두의 힘을 모으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새롭게 대전 시정을 이끌어가고 있는 권선택 시장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덕목이‘경청(傾聽)’이라고 한다. 그 소중한 덕목의 의미처럼 각계 각층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 기대해본다.

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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