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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갑부 황대봉 "이젠 경주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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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갑부 황대봉 "이젠 경주사람"

입력
2014.08.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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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경주로 주민등록 이전… 포항 집은 주민센터로 변신

경북 포항에서 최고 부자로 알려진 대아그룹 황대봉(85) 명예회장은 이제 포항사람이 아니다. 올초 경주로 주민등록 주소를 옮긴 그가 최근 억대의 주민세를 납부하자 경주시는 두 손을 들어 환영하고 있다. 황 회장의 포항 집은 헐려 곧 주민센터로 거듭나게 된다.

황 회장이 1980년 건립해 30년 넘게 살던 포항시 북구 죽도동 2층짜리 주택은 지난 6월 헐렸다. 황 회장은 이 집과 50m 거리에 그룹 회장실이 있는 13층짜리 빌딩이 있던 터라 이웃 가운데 포항 갑부 집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대지 968㎡ 지상2층 지하1층 연면적 274㎡ 규모인 황 회장의 집이 헐린 후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빈터로 남아있자 주민들 사이에는 ‘황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는 뜬소문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황 회장의 주택 자리에는 포항시 죽도동 주민센터가 들어설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서 80m 떨어진 현 죽도동 주민센터는 주택가 이면도로를 끼고 있어 민원인들의 불편이 많았던 터라 포항시가 접근성이 좋은 황 회장의 주택을 매입, 이전키로 한 것이다.

수년 전부터 주민센터 이전계획을 세우고 부지를 물색했던 포항시는 ‘황 회장이 몇 년 전 경주에 집을 한 채 더 짓고 그 곳에서 주로 머문다’는 얘기를 듣고 매입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황 회장이 자신의 전성기 때 살았던 집을 내놓을 리는 없었다. 완강하게 버티던 그도 죽도동 자생단체들로 구성된 ‘주민센터 이전 추진위원회’가 사정하다시피 매달리자 두 손을 들고 말았다.

황 회장은 올초 죽도동 자택을 판 뒤 경주로 주민등록 주소를 옮겼다. 포항 최고 부자의 전입으로 경주시와 관할 면사무소는 신이 났다. 황 회장의 한 측근은 “최근 경주시에 부동산 매매 차익 발생으로 주민세를 2억 원 납부했더니 동네 면사무소 직원들이 ‘황대봉 회장님 최고’라며 반기는 기색이 역력하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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