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구연한 2년이나 지나
세월호 참사 당일 해양경찰 특공대원들을 태우고 사고 현장으로 가다가 기관 고장으로 구조를 지체시켰던 경비정은 유병언씨 일가 회사인 세모조선(현 천해지조선)에서 건조한 함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이 경비정은 내구연한(15년)을 2년이나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예산결산위원장인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이 27일 해양경찰청으로부터 받은 ‘보유 함정 전수조사’ 자료에 따르면 202척의 함정 중 24척(12%)이 내구연한을 초과해 운항 중이다. 내구연한을 초과한 함정 가운데 30톤급인 P-110, P-111, P-112 함정과 25톤급인 P-118, P-119, P-120 함정 등 6척은 세모조선에서 건조했다.
특히 지난 1997년 세모조선에서 건조한 P-120 함정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난 4월 16일 진도 서망항에서 해경 특공대원 18명을 태우고 사고 현장으로 가다 기관 고장을 일으켜 1시간 이상 현장 투입이 지연됐다. P-120함정의 지연 투입은 해경 부실 구조의 핵심 대목으로 지목돼 왔다.
내구연한이 지난 함정의 경우 공통적으로 선체 이음부분에 균열과 부식이 생기고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이 발견됐다. 때문에 해경은 내구연한에 맞춰 즉시 폐기하고 대체 건조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계속 운항시켜온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의 노후함정 대체건조 실적도 2011년 7척, 2012년 4척, 2013년 3척 등 해마다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지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던 경비정들의 노후화가 확인됐다”며 “내구연한이 지난 함정의 대체 건조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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