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LG 감독은 27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우리 팀의 상황이 좋아지는 시기가 다른 팀들의 부진과 맞물렸다”면서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실제로 롯데의 몰락과 두산의 추락이 결정적인 요인이었으나 시즌 중반까지 침체된 분위기를 털고 일어난 LG의 힘도 대단했다.
LG가 경쟁 팀들과 격차를 최소 3경기 이상으로 벌리며 4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LG는 이날 류제국의 올 시즌 최고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5-1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즌 50승(1무55패) 고지를 밟은 LG는 두산도 3경기 차로 따돌렸다. 팀 당 22~27경기만 남겨 놓은 상황에서 3경기 차는 적지 않다. 게다가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시즌 막바지임을 감안하면 LG가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게 사실이다.
양 감독이 꼽은 상승세의 비결은 선발 마운드의 안정이었다. 이날도 류제국은 선발 6.1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의 역투로 시즌 7승(6패)째를 수확했다. 1회초 이진영과 이병규(9번)의 적시타로 2점을 선취한 LG는 2회에도 오지환의 2루타와 박용택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2점을 보태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이어 4회에는 상대 투수 정대현의 보크로 쐐기점을 얻었다. 두산의 두 번째 투수 정대현은 0-4로 뒤진 4회 2사 만루에서 이진영과 풀카운트 승부를 하다가 오훈규 주심으로부터 보크 판정을 받았다.
넥센 강정호는 목동 KIA전에서 유격수 최초의 30홈런ㆍ100타점을 돌파했다. 강정호는 4-4로 맞선 8회말 선두타자로 나가 KIA의 두 번째 투수 김병현을 상대로 전광판 상단을 때리는 중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시즌 36호 아치를 그린 강정호는 꼭 100타점째를 올리며 프로야구 최초로 30홈런과 100타점을 동시에 달성한 유격수가 됐다. 유격수로 한 시즌 100타점을 올린 선수는 강정호 이전에 2003년 홍세완(KIA 코치)이 유일했다. 2위 넥센은 강정호의 결승홈런을 앞세워 6-4로 승리, 한화에 패한 3위 NC와 승차를 다시 3.5경기로 벌려 플레이오프 직행에 청신호를 켰다. 꿈의 20승에 도전하는 넥센 선발 밴헤켄은 5이닝 4실점으로 부진하며 17승(5패)에서 두 번 연속 발목이 잡혔다.
한화는 대전에서 이틀 연속 NC를 꺾고 3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화의 7-3 승리. 롯데는 부산 삼성전에서 11-4로 승리하며 지긋지긋한 7연패에서 탈출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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