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시리아 인권조사위원회(COI)는 27일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시리아 북부와 동북지역에서 무자비한 처형과 잔혹 행위로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 시리아 COI는 이날 발표한 조사보고서에서 시리아 북부와 동부의 유전 등 넓은 지역을 장악한 IS가 독립국가를 선포한 이후 시리아인과 외국인 용병들을 더 끌어모으고 있으며 무자비한 잔혹성과 자신들에 동조할 경우 안전을 보장하는 식의 두 정책을 병행하면서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IS가 통치하는 시리아 북부와 북동지역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광장에서 참수형과 총살, 채찍질 등 공개처형이 일상화돼 있으며 IS는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이 반드시 참석하도록 독려하고 처형된 시신을 사흘 동안 그대로 두면서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IS는 또 참수형은 성인뿐만 아니라 다른 무장단체에 속했던 15~17세의 어린 청소년들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지난 7월에는 두 명의 여성이 돌팔매질을 맞고 숨지기도 했다.
보고서는 민간인과 다른 무장단체 소속 포로들을 대상으로 한 이런 처형 행위가 IS의 점령지역이 넓어지면서 확대되고 있다면서 IS는 무자비한 살인을 통해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규정했다.
이밖에 흡연을 하거나 술을 갖고 있는 경우, 기도 시간에 장사하거나 라마단 기간에 단식하지 않을 경우 모두 공개적으로 채찍질을 당한다. 도둑질을 한 사람은 손목이 잘리고, 머리카락과 얼굴을 제대로 가리지 않은 여성들은 막대기로 두들겨 맞는 경우도 많다. IS는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자신들의 종교 율법에 따른 처형이라고 정당화하고 있다.
공개 처형 이외에 IS가 점령한 지역에서 지난 1월 파울로 달로글리오 신부가 사라지는 등 실종되는 사람들의 수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IS는 14~15세 청소년들을 강제로 징집해 성인들과 동일한 군사훈련을 시키고 있으며 실전에 투입하는 것은 물론 자살폭탄 임무까지 맡기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알라카 지역에서는 10세 소년들도 징집돼 IS캠프에서 훈련을 받기도 했다.
IS는 아울러 점령지역에서 주민들이 이동과 집회를 마음대로 하지 못하도록 하고, 북부지역에 살던 쿠르드족 마을에 쳐들어가 당장 떠나지 않으면 몰살시킬 것이라고 위협해 수많은 쿠르드족이 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 파울로 핀헤이로 시리아 COI 위원장은 “IS 대원들은 알레포와 알라카 지역에서 고문, 살해, 추방 등의 반인도적 범죄와 전쟁 범죄를 자행하고 있다”며 “IS는 이 지역의 소수민족과 민간인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한편 알아사드 현 시리아 정권이 지난 4월 중부 하마 근교 등에서 화학무기금지조약에서 금지한 염소를 사용해 반군을 공격한 의혹과 관련해 “정부군이 염소를 8차례에 걸쳐 헬리콥터로 투하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화학무기폐기를 약속한 알아사드 정권이 조약을 위반했다는 점을 COI도 확인한 것이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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