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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물인터넷의 꽃, 블루투스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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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물인터넷의 꽃, 블루투스 4.0

입력
2014.08.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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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섭 바른전자 회장
김태섭 바른전자 회장

참새와 황조롱이, 갈매기와 매. 하늘을 나는 조류의 천적은 대개가 조류다. 날지 못하는 육지 동물이 날개를 가진 새를 잡긴 녹록하지 않다. 몸집 크기와 상관없이 조류는 육지동물에게 쉽사리 기회를 주지 않는다. 다만, 어디나 예외는 있다.

거미는 모기나 벌을 주식으로 삼는 육식동물이다. 알다시피 거미의 비밀병기는 거미줄이다. 푸른 하늘을 기분 좋게 날아다니던 곤충들도 거미줄에 얽히면 꼼짝달싹 없이 육지동물 거미의 먹잇감으로 전락한다. 익숙해진 방법이라 단순해 보이지만 되새겨보면 빼어난 지략임이 분명하다.

요즘 산업계의 이슈인 사물인터넷은 거미와 닮았다. 각종 중계기가 거미로 분(扮)해 가전기구와 스마트 기기에 전방위로 거미줄을 치며 정보 소통을 위한 넓고 좁은 통로들을 확보하고 있다. 1970년대에는 경인ㆍ경부 고속도로가 수도권과 부산을 연결하며 물자를 이동한 것처럼 2014년에는 각종 통신 중계기가 사물과 사람,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고 있다. 특히 냉장고와 커피 머신 등 가정의 가전들뿐 아니라 냉장고와 슈퍼마켓, 자동차와 주유소 기계와 결제 시스템 등 복수 이상의 기계가 서로 연결될 것이다. 중계기를 통해 문자,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되면서 인류 역사상 가장 촘촘한 네트워크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거미줄이 쳐져 있다. 북미에서는 254개의 애플 스토어와 150여개 슈퍼마켓에 중계기가 설치돼있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초행자는 길을 찾기 어려운 대형 병원과 강남역 부근, 신사동 가로수 등의 번화가를 중심으로 근거리 중계기가 도입됐다. 국내에서는 실시간 위치 정보를 이용, 스마트폰으로 각종 할인정보 등을 전달하는 근거리 중계기인 비콘이 주목받고 있다. 강남역 부근이나 신사동 가로수길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비콘 서비스를 활용해 각종 정보를 받고 있다.

거미의 종류만큼 중계기의 종류도 많다. 5세대 통신인 5G 중계기는 긴 거미줄을 치고, 근거리통신 중계기는 50㎙ 이내의 짧은 거미줄을 쳐서 정보를 전달한다. 특히 근거리통신은 실시간으로 이동하는 스마트폰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통신비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는 강점이 있어 기업 연구실에서 대중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사물인터넷 중계기와 거미는 닮은 점이 있다. 거미는 필요에 따라 몸속에 단백질을 조합해 다양한 종류의 액체 실을 뽑아낸다. 거미 몸에서 나온 액체 실이 공기와 접촉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고체 그물이 짜여지는 것이다. 근거리 중계기도 비슷하다. 블루투스, 와이파이, 적외선 등의 중계기에서 나온 근거리 무선통신 신호가 사용자의 스마트 기기에 닿으면서 각종 할인쿠폰, 안내지도, 경보 등의 정보로 탈바꿈한다. 왕거미가 아홉 가지 종류의 그물을 만들어 내듯 근거리 중계기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가장 각광받고 있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은 블루투스 4.0이다. 블루투스 4.0은 블루투스 3.0 기술에 비해 전력 소모를 90%까지 줄여 배터리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다방향에서 정보가 밀려오는 사물인터넷 세상에서 IT 업계의 오랜 숙제인 스마트 기기 배터리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초저전력이라고 불리는 블루투스 4.0 기술로 그 동안 전력 문제로 인해 통신 기능을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했던 제품 개발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블루투스 4.0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 위치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각종 웨어러블 기계 도입이다. 이전에는 배터리 충전 주기 때문에 외면했던 소비자들도 일주일 혹은 열흘에 한 번만 충전하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계에 주목하고 있다. 기업은 사물인터넷이 거스를 수 없는 큰 물결임을 인식해 제품에 한발 앞서 블루투스 4.0 기술을 도입, 배터리 충전 주기를 대폭 줄인 제품을 출시해야 한다. 먼저 움직이는 자만이 소비자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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