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모래바람의 중심에 선 태극전사 이명주(24ㆍ알 아인)와 곽태휘(33ㆍ알 힐랄)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알 아인(아랍에미리트연합)은 27일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킹압둘라지즈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원정 2차전에서 3-1로 이겼다. 알 아인은 홈 1차전 2-0을 포함해 합계 5-1로 따돌리고 4강에 진출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포항 스틸러스에서 알 아인으로 둥지를 옮긴 이명주는 90분 풀타임을 뛰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미로슬라프 스토프(25ㆍ슬로바키아)와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그는 가나 대표팀 간판 스트라이커 아사모아 기안(29) 등이 포진한 공격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면서도 날카로운 패스로 상대 진영을 흔들었다. 아랍에미리트 언론 더내셔널은 “이명주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 있음에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며 “팀에 에너지와 미드필더로서의 전문성을 공급하고 있다”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국가대표 출신 중앙 수비수들이 맞붙은 경기에서는 곽태휘가 이정수(34ㆍ알 사드)를 이겼다. 알 힐랄은 이날 카타르 도하의 세이크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 사드(카타르)와의 8강 원정 2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곽태휘와 이정수는 선발로 경기에 나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알 힐랄은 홈 1차전 1-0을 포함한 합계에서 1-0으로 알사드에 앞서 4강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이로써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 서아시아지역에서는 알 아인과 알 힐랄이 결승 진출을 다투면서 태극전사들의 ‘창과 방패’ 대결이 완성됐다. 이명주와 곽태휘는 지난 25일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대표팀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내달 A매치에서 ‘짧은 동거’를 마친 뒤 다시 소속팀으로 돌아가 16일과 30일 서로를 넘어야 하는 적으로 맞붙는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