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새 자체공장서 생산 시작 "단종 빌미 진단장치 등 2년내 해결"
사전계약 3000건 넘어 여전한 인기
1991년 8월 800㏄ 액화석유가스(LPG) 엔진을 단 소형 다마스(Damas)와 라보(Labo)의 등장에 시장에서는 ‘저런 차가 팔릴까’란 회의적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승합차와 1톤 트럭을 축소한 차체는 왠지 장난감처럼 보였고, 경제성을 위해 편의장치를 거의 다 걷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이런 걱정은 무색해졌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1,000만원이 안 되는 저렴한 가격에 열광했고, 이듬해 5월 기아자동차는 동급차종 타우너를 출시해 뒤늦게 대박 행렬에 동참하기도 했다.
2002년 타우너 단종이후 유일 국산 경상용차 자리를 지켜온 다마스와 라보는 강화된 관련법 요건을 갖추지 못해 지난해 말 단종됐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성원 속에 극적으로 부활하며 이달부터 생산이 재개됐다.
27일 한국지엠(GM) 창원공장 내 신규 차체공장에서는 2015년형 다마스와 라보 외형 제작이 한창이었다. 4,400㎡ 넓이의 이 공장은 한국지엠이 200억원을 투자해 다마스와 라보 전용으로 올해 3월 건립했다. 연간 1만4,000대, 최대한으로 가동할 경우 1만8,000대까지 생산할 수 있다.
도장을 마친 다마스와 라보 차체들은 인접한 조립공장을 거쳐 완성된다. 250m 길이의 U자형 라인을 거치는 동안 엔진과 수동변속기, 연료통, 시트를 비롯한 각종 부품들이 차례로 조립됐다. 수출용 경차 마티즈와 다마스, 라보, 차세대 경차 M2XX까지 혼류생산하는 이 라인에서는 1시간에 완성차 12대가 배출됐다.
한국지엠은 단종의 빌미가 됐던 배기가스자가진단장치(OBD)와 타이어공기압경고장치(TPMS) 미비 문제도 순차적으로 장착해 해결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다마스와 라보에 한해 OBD는 2016년 말, TPMS는 2017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을 유예해 재생산의 길을 터줬다. 한국지엠은 안전ㆍ환경장치 장착이 지연되는 기간에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 만드는 다마스와 라보의 최고 속도가 시속 99㎞를 넘지 않도록 했다. 박천용 창원공장 상무는 “OBD는 내년까지 개발해 달고, TPMS는 2016년까지 장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단종 약 8개월 만인 이달 11일 생산이 재개된 다마스와 라보의 인기는 여전하다. 21일 사전계약 시작 이후 벌써 3,000여 건의 계약이 이뤄졌다. 창원시는 생산재개를 응원하기 위해 이날부터 내달 5일까지를 ‘한국GM의 날'로 선포했다. 다마스와 라보는 누적 판매량이 각각 26만 여대, 12만4,000여 대나 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차량 가격은 이전보다 모델 별로 수십만원 정도 올랐다. 2015년형 다마스는 5인승이 964만~1,000만원, 2인승 밴은 958만~983만원이다. 라보는 807만~864만원으로 결정됐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정부 지원이 없었다면 재생산이 불가능했다”며 “대규모 투자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지만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창원=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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