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 기온 차가 극심한 환절기를 맞아 축농증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 특히 중ㆍ고교생들이 꽤 많다. 응급 질환은 아니지만 평소 숨 쉬고 생활하는데 불편했던 코를 뻥 뚫고자 하는 간절함에 병원을 찾는다.
축농증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흔히 감기 걸리면 생기는 합병증 정도로 쉽게 생각한다. 하지만 만성적으로 축농증을 달고 사는 사람의 불편은 이만저만 한 것이 아니다. 코는 꽉 막히고, 숨쉬기 힘들고, 누런 코에, 지긋지긋한 두통, 심지어 꼬린내 같은 불편한 냄새까지 난다. 삶의 질이 뚝 떨어지는 대표적 질환이다.
축농증은 코 속 빈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고름이 차는 질환으로 이를 방치하면 얼굴 안에 고름을 달고 살아가는 것과 같다. 심하면 냄새를 맡지 못하게 되는 경우까지 생긴다.
코 속에 염증이 생긴 위치에 따라 두통 등 안면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로 인해 고개를 숙이거나 머리를 움직이면 두통이나 얼굴에 느껴지는 압박감이 더 심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된다. 특히 학생들은 코 막힘이나 콧물 등의 증상이 반복되면 항상 코에 신경이 집중되고 여기에 만성 두통까지 더해져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공부에 대한 능률도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막상 축농증 수술하려고 마음먹기까지가 쉽지 않다. 피도 많이 나고, 아프고, 회복기간도 많이 걸리고, 재발 우려도 크다는 이유 때문인데 이런 걱정을 잠재워줄 최신 수술법이 국내에도 도입되고 있다.
대표적인 축농증 수술법이 ‘풍선카테터 부비동 확장술’이라는 새 수술법인데, 작년 12월 첫 풍선카테터 부비동수술 이후 현재 20건의 수술을 진행한 결과 기존 수술 대비 효과가 우수했다.
풍선카테터 부비동 확장술은 작고 유연한 풍선카테터를 콧구멍을 통해 밀어 넣은 다음, 의료용 압력계를 사용해 막혀있는 부비동을 벌려 입구를 조금씩 넓혀줌으로써 부비동에 쌓인 고름 등을 원활히 배출시키는 방법이다.
이 수술법은 심장혈관 및 비뇨기계에서 막히거나 좁아진 구조를 확장하는데 주로 이용되는 풍선카테터 기술을 응용한 것이다.
풍선카테터 부비동 확장술이 도입되기 이전엔 부비동염을 일으키는 코 안의 뼈나 조직을 제거하는 부비동내시경수술을 주로 사용했는데 비강 내 출혈과 통증이 불가피했다. 또 부비동은 안구 및 뇌와 이웃해 있기 때문에 수술 중 안구 또는 시신경 손상과 뇌척수액이 코 안으로 흐르는 위험도 따랐다.
반면 풍선카테터 부비동 확장술은 수술 후 통증이 거의 없고 회복 기간도 단축될뿐더러 수술에 따른 부작용과 합병증도 피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축농증이 심한 중고등학생 환자에게도 적용 가능한 점이 눈에 띈다. 청소년의 경우 성인과 달리 코 안의 조직들이 성장하는 단계이므로 수술 시 조직의 발육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약물치료를 주로 한다. 특히 수술에 의한 외상이 발생할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 얼굴뼈의 성장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을 잘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비강 구조의 발육이 완성되는 17세 전후로 축농증 수술을 진행하는데, 풍선카테터 부비동 확장술의 경우 17세 이전 환자에게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이 가능하다.
풍선카테터 부비동 확장술의 경우 최소침습수술이라는 장점과 함께 입원 기간(부비동내시경수술 4일, 풍선카테터 1일)도 짧고, 연령에 상관없이 수술이 가능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손꼽힌다. 아울러 외래 통원치료, 출혈 등의 부담이 적어 축농증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예전처럼 “축농증 수술은 무섭고 재발한다”는 고민은 잠시 접어두어도 좋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