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기업이 적립금 운용 주도, 中企는 근로복지공단에 위탁
‘삼성 퇴직연금펀드’ ‘현대자동차 퇴직연금펀드’ 처럼 기업이나 그룹 노사가 함께 운용에 나서는 기금형태의 퇴직연금펀드가 도입(본보 14일자 15면)된다. 퇴직연금은 2016년 300인 이상 사업장부터 고용인원 수에 따라 단계적으로 의무화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2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은 기재부와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TF)가 마련했다.
개별 기업은 기금 운용상 주된 결정권한을 갖는 기금형 퇴직연금펀드를 만들 수 있게 된다. 회사가 금융기관을 지정하는 기존 계약형 퇴직연금이 아니라, 노ㆍ사ㆍ외부전문가 3자로 구성된 별도의 기금운용위원회를 구성해 연금사업자(금융기관)를 선정한 뒤 관리를 맡기는 식이다. 형식적으로 운용 계약을 은행 등과 맺는 방식은 계약형과 비슷하지만, 해당 기업이 기금운영위원회를 통해 적립금 운용에 더 많은 결정권을 갖고 근로자의 참여도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금형 퇴직연금펀드가 도입되면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은 수조원 규모의 퇴직연금펀드를 좀더 자유로운 방식으로 운용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게 된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에 대해선 근로복지공단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퇴직연금펀드를 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퇴직연금 가입 의무화는 단계적 확대로 가닥이 잡혔다. 2016년에 300인 이상 또는 500인 이상 사업장부터 가입을 의무화하고, 2020년께 모든 사업장에 대한 의무 가입을 실시할 계획이다. 2~3년 주기로 대상 사업장을 100인 이상, 50인 이상 등으로 늘려간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업 부담을 급격히 늘리지 않는 범위에서 사업장 규모에 따른 도입 의무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퇴직연금의 운용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위험자산 보유 비중을 늘려주기로 했다. 세법개정 당시 발표했던 것처럼 일시불이 아닌 연금 형태로 받으면 세금 부담도 덜어준다.
세종=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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